[창원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여름철 왜 무릎이 더 아플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03시 00분


윤지열 주임과장

윤지열 주임과장
윤지열 주임과장
“겨울에는 추워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름인데 왜 무릎이 더 아프죠?”

60대 여성 환자가 대뜸 물었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느냐고 물었더니 더울 때는 하루 3시간 이상 튼다고 했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과 장마가 무릎에 좋지 않은 이유를 설명한 뒤 항상 무릎을 따뜻하게 하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여름만 되면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지는 소위 ‘냉방병형 관절염’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겨울철 관절염 이상으로 여름철 관절염 환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관절은 온도와 습도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온도와 기압은 관절의 압력에 영향을 줘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여름철엔 특히 장마와 에어컨의 찬 바람이 관절염 통증의 주범으로 꼽힌다.

실제 호주 라트로브대에서는 관절염 환자의 92%가 장마철에 관절염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장마철에는 낮은 대기압으로 무릎의 압력이 높아지고 조직 신경이 자극돼 통증이 심해진다. 또한 습한 환경에서 몸속 수분 배출도 원활하지 않아 관절 낭이 붓기도 한다.

더구나 장마철이 지나고 나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때부터는 에어컨 가동률이 높아 본격적인 냉방병형 관절염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에어컨의 찬 바람 때문에 체온이 떨어지고 관절 주위 근육이 경직되면서 뼈와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관절 액이 굳어 통증이 발생한다. 관절 액은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이처럼 근육이 굳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근육과 인대가 더욱 경직돼 관절염이 심해진다.

그렇다고 무더운 여름철에 에어컨을 끄고 지내라는 극단적인 처방을 내릴 순 없다. 이때 몇 가지만 지키면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 담요로 아픈 부위를 덮어 관절을 항상 따뜻하게 하고 실내 온도는 섭씨 25도 정도로 바깥 온도와 5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하는 수준에서 습도는 50%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만성 퇴행성 관절염은 온찜질을, 류머티즘 관절염은 냉찜질을 하면 좋다. 또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 주는 것도 관절염 극복에 도움이 된다.

통증이 쉽게 낫질 않는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통증은 참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냉방병형 관절염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고질병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윤지열 주임과장
#창원 힘찬병원#냉방병형 관절염#무릎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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