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맛있는 정거장]개운한 생태찌개-깔끔한 칼국수-푹끓인 육개장…여름엔 이열치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5일 03시 00분


<10> 대전도시철도 갑천·월평·갈마역

본보 ‘대전의 맛있는 정거장’ 시리즈는 4월 대전도시철도 1호선 반석역을 시작으로 지족역∼노은역∼월드컵경기장역∼현충원역∼구암역∼유성온천역을 거치면서 3개월 동안 역 주변 맛 집을 엄선해 왔다. 또 이 구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 101, 103, 105, 107, 114, 115, 116, 117, 121, 312, 601, 603, 704번 노선도 소개했다.

현직 셰프와 대학교수, 맛 칼럼니스트, 방송작가, 식품영양 전문가 등 13명의 평가단이 엄선한 맛 집은 본보 소개와 함께 해당 도시철도역에 2차로 홍보되면서 독자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손님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시리즈는 9차례에 걸친 대전 유성 지역 검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서구 지역 맛 집 검증을 시작했다.

● 옛 영화 사라졌지만 전통의 맛 건재


대전도시철도 갑천역, 월평역, 갈마역 주변 상권은 3년 전 계룡건설과 대전도시개발공사 등이 탄방동과 대흥동으로 이전하기 전만 해도 활기찼다. 지금은 한국마사회 스크린경마장을 찾는 고객 때문에 현상 유지를 하고 있지만 변함없는 맛을 지키는 식당은 여전히 존재한다.

옛 계룡건설 본사 맞은편 시골집생태전문점은 사계절 비슷한 맛을 유지한다. 주문 직후 보글보글 끓는 생태 국물을 한 입 떠 넣으면 시원하고 가뿐하고 산뜻하며 개운한 맛이 느껴진다. 평가단인 김규식 맥키스컴퍼니 전무는 “이 집 생태는 따뜻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 부드럽고 시원하다”라고 했다. 특히 솥으로 바로 지은 밥이 나온다. 밑반찬도 소박하지만 김 위에 따스한 밥 한술 올려놓고 간장을 찍어 입에 넣으면 명품 밥맛을 느낄 수 있다.

갈마동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앞에 위치한 오한순 손수제비는 민물새우로 육수를 낸다. 새우, 홍합, 부추 등이 익어 가면서 육수의 깊이가 더해질 때 미리 반죽해 숙성시켜 놓은 밀반죽 덩어리를 ‘뚝뚝’ 떼어 가며 수제비를 끓인다. 민물새우의 깔끔한 맛과 수제비의 졸깃한 맛이 어우러진다.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으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붕장어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바다구이는 장어 1인분에 2만8000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 하지만 다른 장엇집과는 달리 깻잎장아찌, 오동통 살이 오른 피조개 무침, 밴댕이젓 등 입맛 돋우는 밑반찬이 풍성하다.

● 20년 이상 외길 맛 집 운영

매운탕으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주차장 출구 쪽에 있는 등대민물매운탕집을 빼놓을 수 없다. 22년째 민물매운탕만 고집해 온 주인 김대승 씨가 엄선한 재료만으로 탕을 끓여 낸다. 예전에는 쏘가리, 동자개(일명 빠가사리), 민물새우 등의 메뉴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메기만으로 탕을 끓이고 아귀와 대구 볼테기 요리를 추가했다. 이 집 역시 마른 김에 솥 밥을 싸 먹는 게 특징이다.

보현버섯전골집은 약식동원(藥食同原·약과 먹는 것은 근원이 같다)이 생각나는 곳이다. 전골을 주문하면 능이버섯의 진한 향을 시작으로 푸짐하게 얹어진 쇠고기와 각종 야생 버섯류가 한 그릇 나온다. 곰버섯 싸리버섯 표고버섯들이 각각의 향과 식감을 자아내며 진하게 어우러져 흡사 보약을 먹는 듯하다. 여기에 은이버섯, 노루꽁댕이버섯, 목이버섯 등과 함께 살짝 구워 나오는 표고 향까지 곁들이면 온몸이 생기를 찾는 듯한 기분이다. 평가단 김미홍 씨는 “나물 반찬도 깔끔하고 맛깔스러우며 오리 국물로 끓여 낸 죽도 일품”이라고 평가했다.

주인장이 속리산과 충북 민주지산 등에서 야생 버섯을 직접 채취한 게 20년째란다.

대전일보사 옆에 있는 신도칼국수와 명랑식당도 맛 집으로는 빼놓을 수 없다. 신도칼국수는 대전의 칼국수 원조다. 1961년 대전역 앞에서 시작해 현재 중촌동과 이곳 월평동에 분점이 있다. 칼국수에 하루 종일 끓인 사골과 멸치육수를 붓고 고명으로 들깨 가루를 듬뿍 올린다.

육개장으로 유명한 명랑식당 역시 동구 삼성동에서 본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랫동안 끓인 대파가 고유한 향을 내며 양지머리보다 파가 많아 ‘파개장’이라 부른다.

이 밖에 패션월드 옆에서 오리와 낙지, 키조개, 가리비, 전복 등 몸에 좋은 재료와 약초를 가득 담아 내는 ‘예향’도 여름철 꼭 가 볼 만한 집으로 평가받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공동기획: 대전시 대전도시철도공사 대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 시리즈는 격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7월 29일에는 대전도시철도 정부청사역 주변의 맛 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추천하고 싶은 맛 집이 있으면 e메일(doyoce@donga.com)로 보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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