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경북 성주가 사드배치 장소로 선정되고 이틀 뒤인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설명을 위해 성주를 방문했다가 날계란과 물병 세례를 받고 6시간 가량 버스에 갇혀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대규모 전담반을 꾸려 수사에 착수하면서 이번 폭력사태에 성주 주민이 아닌 외부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안수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18일 “외부인의 개입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우리를 폭도로 보고 강압적인 수사를 하려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공동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주민들이 당황했다. 이런 일을 당한 적이 없기 때문에 농업인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워낙 분위기도 들끓고 있고 자제력이 떨어지면서 흥분한 분위기가 표출된 것 같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태가 난 후 이재복 공동위원장은 “이번 폭력사태의 원인은 외부인의 개입”이라며 “외부인은 오지 말라고 했지만 소위 시위꾼이 붙어 순수한 농민의 군중심리를 이용한 점이 있다”고 황 총리에게 사과를 전했다. 이에 대해 김 공동위원장은 외부세력의 개입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그 어른께서 팔순이 다 돼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우리 동네 후배들을 다 모를 때가 많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대부분이 성주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를 펼친다는 말에 대해 김 공동위원장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가 쓰레기장이나 발전소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군민들이 듣도 보도 못한 최첨단 무기체계를 갖다놓기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라며 “강압적인 수사를 벌이려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외부세력의 개입설이나 조직적으로 사태를 일으켰다는 이야기에 김 공동위원장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폭도가 아닌 농업인이다. 순수하기 때문에 감정을 절제하고 슬기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다. 그래서 나타난 결과이지 우리가 계획적이거나 조직적으로 방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꾸 ‘폭도’로만 초점이 맞춰져 사태의 본질은 사라져간다며 “초기에 전투위를 발족하며 가장 우려했던 것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었다. 지금 사드배치 뿐만 아니라 동북아 문제라든지 외부에도 정치적인 이슈가 있다. 우리가 잘못하면 성주가 정치 이슈의 싸움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우리만의 목소리를 내자고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황 총리를 6시간 감금했다는 것에 대해 김 공동위원장은 “감금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트랙터로 젊은 사람들이 길을 막고 있었고 황 총리가 탄 버스에는 사법 경찰들이 보호하고 있었다. 감금하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가 어떻게 총리를 감금하냐”며 답답함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국어를 해석할 줄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감금은 아니다. 우리는 답을 듣기 위해 길을 막고 있었다. 또 국회의원, 군수가 황 총리와 계속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것을 감금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며 “우리 정부가 감금당할 정부도 아니다.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감금’이라는 말은 언어도단”이라며 비판했다.
앞으로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는 정부가 실수한 부분을 조명하면서 정부가 수정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공동위원장은 “시골에서도 회의를 한다. 의사 결정을 내릴 땐 안건을 공개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갑론을박을 하며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린다. 하물며 전국적인 이슈가 된 이 엄청난 여론 속에 있는 사드문제를 주민설명회 한 번 없이, 또 환경영향평가도 우리에게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후보지 유력지에 그 다음날엔 최적지라고 언급된다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회의원은 법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국회 비준을 거치는 여부를 논의하면 된다. 전국사드반대투쟁위원회는 또 전국적인 문제를 갖고 한반도에 관한 문제를 논하면 된다”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합리적이다. 우리가 만약 다른 세력과 힘을 합친다면 본말이 전도되고 정치적인 문제로만 남을 것이라고 예측되기 때문에 우리 뜻을 잘 전달하기 위해 독자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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