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무형문화재전수관 연습실에서 문학정보고 여고생들이 불교춤인 범패와 작법무 연습을 2시간가량 했다. 전수관에선 여름방학 무료 체험교실과 공연을 다양하게 진행한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15일 인천 남구 매소홀로 인천무형문화재전수관 연습실3. 문학정보고 여학생들이 민요 ‘가야지’ 가락에 맞춰 불교춤인 ‘범패와 작법무’를 연습하고 있었다. 흰색 장삼저고리와 붉은색 가사를 걸친 10여 명의 여학생들이 큰 원을 그리며 사뿐한 발걸음으로 빙빙 돌았다. 가사로 치장된 양팔을 위로 들었다 벌리는 춤동작을 느리게 선보였다. 또 연꽃(조화)을 두 손에 들고 원 형태를 유지하면서 가운데로 모였다 넓게 퍼지기도 했다.
이들의 춤사위가 끝나자 연습실 내 원목마루에 앉아서 구경하던 다른 여학생 20명가량이 순번을 바꿔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학생들은 명발 바라춤에 이어 나비춤, 법고춤 등을 2시간여 동안 추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이들은 청소년을 흥겹게 하는 힙합이나 비보이보다 불교춤에 심취해 있는 문학정보고 1∼3년생 동아리 회원. 학기 중엔 학교에서 매주 한두 차례 연습을 하지만, 방학을 맞아 무형문화재전수관을 찾고 있다. ‘여름방학 금요특강’이 본격화되자 이날 동아리 회원 대부분이 연습에 참가했다.
인천 구양사의 능화 주지스님이 명맥을 잇는 범패와 작법무는 2002년 인천시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태조 7년(1398년)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 있던 팔만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기면서 범패를 부르고 작법무로 성대한 의식을 치른 것으로 기록돼 있다.
능화 스님은 이 문화재 전수학교로 지정된 문학정보고와 인천기계공고 학생 70여 명에게 범패와 작법무를 전해주고 있다. 학생들은 30일 경기 시흥시 대단위 연꽃단지의 ‘연성축제’에 출전해 불교춤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정민지 양(18·문학정보고 3년)은 “불교 색채가 강한 춤이어서 처음엔 어렵고 생소했지만 이젠 아주 친숙하다. 동아리 학생 몇몇을 빼곤 모두 3년 내내 이 춤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10명씩 조를 이뤄 현대무용과 결합한 불교춤을 안무해 축제 때 공개하기도 한다. 6년 전엔 전국청소년민속경연대회에 나가 금상을 수상했고, 6월 6일 현충일 때 인천 남구 수봉공원 현충탑에서 열리는 현충재에는 매년 참가하고 있다.
인천무형문화재전수관에서는 불교춤 외 은율탈춤, 경기민요, 단소, 갯가노래 등 인천문화재를 전수받고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전수관 연습실2의 ‘인천근해도서 상여소리’ 강좌에는 30여 명이 참가하고 있었다. 이들은 저승으로 떠나는 망자를 상여에 태우고 갈 때 부르던 노래를 열창했다.
전수관 내 무형문화재가 상주하는 공간에서는 이런 형태의 유·무료 강좌가 자율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는 이곳에서 ‘여름방학 가족과 함께하는 전통문화 무료 체험교실’을 마련한다. 26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매주 한 차례 장구, 경기민요, 노동요, 다례, 단청, 소금 연주를 무료로 알려준다. 전수교육관 홈페이지(ilc.incheon.go.kr)를 통해 반당 16∼20명씩 20일까지 모집한다.
또 전수관의 풍류관과 야외공연장에서는 매주 토·일요일 오후 3∼5시 전통문화 예술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3, 24, 30일과 다음 달 28일 ‘서곶들노래’, ‘더류’의 현악앙상블, 대금정악, 거문고 앙상블 ‘다비’의 공연이 있다. 032-440-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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