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된 기사를 보자니 속이 답답해져 왔다.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6030원)보다 440원 인상된다고 한다. 인상분만을 놓고 볼 때 이는 10시간을 일해도 고작 4400원이란 얘기다. 이 금액은 짜장면이나 칼국수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유명 브랜드 커피 한 잔조차 제대로 마실 수 없는 돈이다.
4·13총선 당시 여야는 모두 시급 1만 원의 최저임금 접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와선 시치미를 뚝 떼고 있는 듯 보여 유감이 아닐 수 없다. 7월 16일 의결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7.3%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조선업의 구조조정 충격 여파로 노동계의 주장이었던 10% 이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 반영됐다.
하지만 노동계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더불어 분식회계 등으로 좌초를 자초한 일부 조선회사의 어떤 사필귀정의 경우까지를 왜 ‘애먼’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에 견강부회(牽强附會)로 갖다 붙이느냐고 주장한다.
해마다 반복될 수밖에 없는 반목과 상충의 소용돌이인 현행 최저임금 결정의 주체를 국회로 이관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면 ‘선 공약 후 침묵’의 고질적 마인드 소유자 국회의원들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니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결핵을 앓고 있는데도 간호사가 그것을 모르고 환자들을 접촉했던 이대목동병원 간호사 사건은 결핵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2014년에만 결핵으로 2305명이 사망했다는데 한마디로 말해 국가적 재앙 수준의 심각한 문제이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제는 결핵이 드물어서 보기 어려운 후진국 병으로 여기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매우 심각한 전염병이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결핵이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조차 모르고 있다.
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내는 경우 학교에서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꼭 결핵에 대한 검사를 받게 한다. 이 얼마나 굴욕적인가.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희귀한 질병으로 여기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결핵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 결핵 사망률과 발병률이 1위이고, 법정 전염병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게다가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젊은층에서 환자 발생 비율이 높다.
기사에서 아쉬운 점은 ‘왜’ 한국이 지금도 결핵에 취약한 지역인지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선진국 수준으로 결핵을 추방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언론이 힘써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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