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에어컨 필터 유독물질, 노출 양에 따라 독성 반응 일어날 수 있어”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22일 10시 49분


공기청정기와 가정용·차량용 에어컨 88개 모델에 들어간 항균필터에서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유독물질(OIT·옥틸이소티아졸론)이 방출되는 사실이 확인되자 ‘제2의 옥시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OTI라는 물질은 인체에 실제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걸까. 윤진하 연세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22일 OIT에 대해 “인체 내 축적은 안 되지만 노출된 양에 따라 독성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날 YTN라디ㅗ ‘신율의 출발 새 아침’과 전화인터뷰에서 OIT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했다.

먼저, 윤 교수는 “OIT 중에 뒤에 ‘IT’가 이소티아졸론이라는 것인데 이 물질 자체가 곰팡이, 세균 등의 성장을 억제한다. 그래서 살균, 소독, 방부제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라며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론도 결국에는 이소티아졸론 계열 물질이다. 그래서 가습기 살균제와 유사한 물질이라 유사한 독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소티아졸론 계열 물질은 피부나 점막에 독성이 많이 알려져 있다. 점막이라고 하면 눈, 코 안, 입, 이런 쪽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동물 실험이나 세포 독성 실험에서는 특히 눈이나 구강에 화상을 일으킨다거나,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거나, 자극 증상을 일으킨다거나 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등을 사용했을 경우 인체에는 해롭진 않을까. 그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OIT가 중금속처럼 축적은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한 번 쏘이는 양에 따라 결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같은 것에 OIT가 포함되어 있을 때 공기 중으로 OIT가 방출될 수 있다. 환경부에서는 이미 미량이지만 방출된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했다. 따라서 OIT나 MIT 계열이 함유된 필터에서 나오는 공기를 직접적으로 눈이나 코, 입에 노출되었을 경우에는 똑같은 독성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실험들이 OIT를 직접 제조하거나 만드는 상황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그런데 이 필터에 있던 것이 방출되는 양은 수포를 일으킬 정도의 양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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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T는 독성물질로 지정이 돼있지만 금지물질인 독성물질로는 지정이 돼있지 않다. 대부분 방부제나 소독제로 쓰이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먹거나 노출되는 물질로 분류돼있지 않는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필터 같은 것들을 직접 노출되는 상황이 연구를 통해 나타나지 않았나. 그렇다면 금지물질은 아니어도 금지적인 조치는 들어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OIT를 정확히 말씀드리겠다. 균이 자라기 위해서는 세포 에너지 대사도 해야 하고 균도 살아야 한다. OIT는 세포가 살지 못하도록 하게 살균효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인체에도 똑같은 세포가 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OIT는)인간 세포에게도 나쁜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이 발전하며 테러 화학제품이 나온다. 미리 예방하는 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다. 그런데 이런 물질들이 실제로 사용자가 직접 노출되는 제품에 사용된다면 건강영향평가를 미리 해야 한다”라며 “실내가 최첨단화 되면서 사용하는 물질이 인간에게 직접 노출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건강영향평가를 할 때 조금 더 강화된 조건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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