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시민이 잡고, 공은 경찰이 독식?…해당 경찰서 “사실과 달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25일 15시 43분


화성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처
화성동부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캡처
경기 화성동부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이 누리꾼들의 항의글로 뒤덮였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 때문이다.

이날 ‘2580’은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김모 씨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접촉해 조직 총책 검거에 큰 역할을 했으나, 경찰이 모든 것을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며 홍보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이스피싱 범죄 신고자에게 줘야 하는 최대 1억 원의 보상금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이 방송된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는 사건을 담당한 화성동부경찰서를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25일 현재 화성동부경찰서 홈페이지에는 반성을 촉구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경찰은 반성해라”, “누구보다 시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이럴 수 있나”, “화성 시민으로서 경찰의 태도가 부끄럽다”는 등의 글을 남기며 질타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는 “화성동부경찰서 보이스피싱 사건 관련자들 사과 및 처벌하라”는 청원 글까지 등록됐다.

하지만 화성동부경찰서 지능수사팀은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 측은 온라인 등에서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항의 전화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경찰이 공을 가로챘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는 것에 대해 “안타깝다. 이 사건으로 표창을 받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이 김 씨의 신고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과 관련 화성동부경찰서 측은 “당시엔 조직원이 김 씨에게 전화를 걸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김 씨를 통해 총책 입증에 도움이 될 자료 등을 받을 수 있게 유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김 씨에게 또 조직원의 전화가오면 대응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행동을 취했으며, 수사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씨는 사건 종결 5개월만인 지난 14일, 10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화성동부경찰서의 제안을 거절하고 지방경찰청에 담당 경찰의 업무 태만 등에 대해 진정서를 제출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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