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대행업체 대표에게서 현금과 고급 시계, 안마의자 등 3억5800만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무소속 박기춘 전 의원(60)이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안마의자를 측근에게 보관하도록 한 행위는 증거은닉 교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9일 박 전 의원의 상고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확정하면서도 시계와 안마의자는 정치자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무죄를 확정했다. 다만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박 전 의원이 분양대행업체 대표에게 받은 안마의자를 측근에게 보관하도록 한 행위를 증거은닉으로 본 원심 일부는 다시 판단하라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위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는다”며 “박 전 의원이 자기 사건에 관한 증거은닉을 교사한 행위는 방어권을 남용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 전 의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대표 김모 씨(45)에게 해리윈스턴, 브라이틀링 등 명품 시계 7점과 안마의자, 현금 등 3억5800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1, 2심 재판부는 박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추징금 2억7868만 원을 선고했다. 증거은닉 혐의도 같은 취지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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