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교통사고’ 열심히 살던 모자의 삶을 앗아가버린 끔찍한 사고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8월 1일 12시 44분


해운대 교통사고. 31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김모 씨가 몰던 푸조 차량(오른쪽 차량)이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다
 차량들과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친 후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해운대 교통사고. 31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김모 씨가 몰던 푸조 차량(오른쪽 차량)이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다 차량들과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친 후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주말 부산 해운대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사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50대 남성 김모씨가 몰던 흰색 푸조 승용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5명을 친 뒤 차량 6대와 잇따라 충돌했다.

당시 횡단보도를 건너던 홍모(44)씨 모자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10여년 전부터 아들을 혼자 키우던 홍씨는 경기 부천의 한 실리콘 업체에서 경리직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의 아들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리스타가 되려고 준비하는 학생이었다. 넉넉하진 않지만 네 자매 중 맏이였던 홍씨는 집도 부모님이 사는 아파트 바로 옆 동을 구해 부모님을 돌본 효녀였다.

모자는 사고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 광명역을 출발해 부산에 가는 KTX를 타고 단 둘이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휴가 계획을 알리지 않아 동행한 사람이 없어 구체적인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사고 당일 모자는 해운대 신시가지를 둘러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경찰에서 연락을 받은 유가족들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할 정도로 사고 소식을 믿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어 유가족들은 경찰서에 다시 전화를 걸어 내용을 확인하고 1일 새벽 부산으로 내려와 두 사람의 시신을 운구해 부천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홍모씨 모자를 비롯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를 목격한 한 행인은 “사고 차량이 시속 100㎞ 이상 고속으로 교차로에 진입했다”며 “피해자들이 차량에 부딪히면서 공중으로 날아오를 정도였다”라고 밝혔다.

운전자 김씨는 사고 당시 시속 100∼120㎞로 질주했으며, 사고 현장 조사 결과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타나는 스키드 마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는 또한 추돌사고 직전, 사고 현장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엑센트 승용차의 뒤를 들이받는 사고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아왔으며, 1년 전 심장질환을 시술을 받고 약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씨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는 뇌 질환을 앓아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당일 뇌 질환 관련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의 병원 진료 기록 등을 넘겨받아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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