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 ‘뇌전증’ 발작 가능성? 뇌전증이 뭐길래…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8월 1일 16시 55분


해운대 교통사고. 31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김모 씨가 몰던 푸조 차량(오른쪽 차량)이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다
 차량들과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친 후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해운대 교통사고. 31일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문화회관 사거리에서 김모 씨가 몰던 푸조 차량(오른쪽 차량)이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다 차량들과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사고 차량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4명을 친 후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부산 해운대 도심에서 7중 추돌사고를 일으켜 17명의 사상자를 낸 운전자가 여러 가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찰이 운전자 김모 씨(53)의 ‘뇌전증(간질)’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뇌전증에 대한 궁금증이 집중됐다.

뇌전증은 뇌기형, 뇌종양, 뇌중풍, 교통사고 등 여러 원인으로 뇌 손상이 발생하면 겪을 수 있는 질환으로, 손상된 신경세포가 불안정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경련을 일으키고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발작 증상이 나타나 운전면허시험 응시결격사유가 된다.

원래 간질이라는 용어로 불렸으나, 간질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와 편견이 강해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가 ‘간질’이라는 용어를 ‘뇌전증’으로 변경했다.

경찰이 김 씨의 사고 원인 중 하나로 뇌전증을 의심하는 이유는 김 씨가 뇌 질환을 앓고 있고 이전에도 비정상적인 교통사고를 낸 바 있기 때문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0년 전부터 당뇨를 앓아 왔고 지난해 병원에서 심장 확장 시술을 받았다. 또 뇌질환도 앓고 있어 울산의 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복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직후 병원에 옮겨진 김 씨는 경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고 사고 전 아무런 약도 먹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변인들로부터 “과거에도 김 씨가 운전을 하면서 보행로를 타고 올라가는 등 비정상적인 사고를 일으킨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에 따르면 김 씨는 2013년부터 2년 간 3차례 교통사고를 냈으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고 역시 의문점이 많다. 사고 당시 인근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김 씨 차량이 100∼120km 속력으로 질주했고 사고 직후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경찰은 김 씨가 사고 직전 저혈당 쇼크로 정신을 잃었거나 뇌전증으로 발작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씨에 대한 음주, 약물 복용 등의 검사에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타난 것도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경찰은 김 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으로부터 관련 기록을 넘겨받아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김 씨가 현재 뇌출혈 등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번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는 점을 고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혐의로 김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