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유해물질 500t 바다에 콸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일 03시 00분


해경, 울산화력본부 직원 2명 입건

호스 통해 유출 동서발전 직원들이 폐유 등이 섞인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기 위해 해상 배출구 쪽으로 설치한 호스(화살표). 울산해양경비안전서 제공
호스 통해 유출 동서발전 직원들이 폐유 등이 섞인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기 위해 해상 배출구 쪽으로 설치한 호스(화살표). 울산해양경비안전서 제공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본부가 유해물질이 섞인 냉각수를 수년간 바다에 몰래 버리다 해경에 적발됐다. 이들은 특수 장비까지 설치해 다량의 폐유도 바다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울산화력본부 환경관리팀 소속 A 씨(45)와 B 씨(54)를 불구속 입건하고 울산화력본부 법인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동서발전은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디메틸폴리실록산 500t과 냉각수가 섞인 오염수 45억 t을 바다에 몰래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환경관리부서 소속 직원 A 씨는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디메틸폴리실록산 290t이 섞인 오염수 30억 t을 바다에 몰래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디메틸폴리실록산은 소포제(거품 제거제)의 일종이다. 가동 중인 발전 설비를 냉각시키는 데 사용한 물이 바다에 배출되면 온도 차이로 주변에 거품이 발생하는데, 이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해양환경관리법상 디메틸폴리실록산은 바다에 배출되면 해양 자원이나 인간의 건강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배출을 제한해야 하는 유해물질로 분류된다. 해양환경관리법은 유해액체물질을 x류, y류, z류로 구분하는데 이 물질은 y류에 속한다. x류 물질은 심각한 수준의 피해를, z류 물질은 경미한 수준의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물질이고 y류는 위해 정도가 중간 수준이다. 해경은 A 씨의 전임자 등이 디메틸폴리실록산 210t과 오염수 15억 t을 무단 방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사건에 연루된 직원이 더 있는지, 조직적 차원에서 벌어진 일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발전기술 부서 소속 B 씨는 2013년 10월 발전기에서 발생한 유성혼합물(물과 기름이 섞인 폐유)을 바다에 몰래 버리기 위해 유수분리조(기름과 물을 분리하는 수조) 안에 양수기 역할의 잠수펌프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성혼합물은 별도 공간에 저장했다가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해 친환경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해경은 올 3월 해당 발전소 주변 어민 등으로부터 “악취가 심하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뒤 울산화력본부를 압수수색해 소포제로 디메틸폴리실록산을 사용한 기록 등을 확인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수분리조와 잠수펌프 호스에 각각 잔존하던 유성분 분석을 의뢰해 두 성분이 동일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해경은 “공기업에서 환경범죄 혐의가 드러난 만큼 유사 시설에서 비슷한 범죄가 없는지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울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동서발전#방류#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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