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어린이를 통학버스에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한 운전사와 유치원 인솔교사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2일 최모 군을 통학버스에 8시간 가까이 방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인솔교사 정모 씨(28·여)와 운전사 임모 씨(51)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유치원 원장 박모 씨(51·여)와 주임교사 이모 씨(34·여)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와 임 씨는 지난달 29일 유치원에서 아동 8명의 하차를 도운 뒤 통학버스 뒤쪽에 있던 최 군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다. 박 씨와 이 씨도 최 군의 출석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혐의다.
사건이 발생한 통학버스 운전석 유리창에는 교육부가 배포한 안전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A4용지 3분의 1 크기의 스티커에는 ‘아동들이 통학버스에 승하차할 때 뒷좌석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등의 안전수칙이 적혀 있었다. 임 씨 등이 이 스티커 내용만 제대로 지켰어도 최 군을 발견할 수 있었던 셈이다.
최 군이 찜통 통학버스에 갇혔을 때 당시 차량 실내등을 켜고 에어컨을 작동시키려고 안간힘을 쓴 흔적들이 발견됐다. 최 군은 또 폭염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가방에 든 빈 물병 뚜껑도 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어른들이 기본적인 안전수칙에 무관심해 발생한 비극으로 보고 엄정 대처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