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연회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16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아웃소싱 업체가 나를 포함해 약 200명의 아르바이트를 모집했다. 그중에는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 다수 있었고, 대학생 이상의 성인도 있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용돈벌이를 위해 찾아온 것이다. 시급은 최저임금을 겨우 넘긴 6050원.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문제될 것이 없다.
고등학생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부모 동의서를 제출한 뒤 근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본사 직원인지 아웃소싱 업체 직원인지도 모를 사람이 아르바이트생들을 향해 욕설을 쏟아냈다.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인솔을 잘 따르지 않았다” 등 욕설의 이유는 다양했다. 에어컨도 틀어주지 않아 찜질방처럼 더운 공간에서 일하는 동안 직원들의 짜증 섞인 말투와 반말, 욕설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은 인격적으로 보호받지 못했다.
값싼 노동력을 위해 청소년들을 고용하여 인격적인 대우는 해주지 않은 채 근로기준법만 교묘하게 피해가는 어른들의 횡포가 만연해 있다. 산업혁명시대의 아동 노동착취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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