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인증취소 여파…중고차 시장도 매매 끊겨 ‘냉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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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폴크스바겐은 매물도 없고 찾는 사람도 없네요.”

2일 서울 성동구 장안평 자동차매매시장 내 수입중고차 전용 쇼핑센터에서 만난 중고차 딜러 A씨의 말이다. 이날 정부가 아우디·폴크스바겐 32개 차종(80개 모델) 8만 3000대에 대해 인증 취소 처분을 내리면서 중고차 시장에도 여파가 본격화됐다. 딜러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아우디나 폴크스바겐 차량보다는 다른 브랜드를 들여 놓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건물 7층엔 차량 82대가 전시돼 있었다. 이중 아우디는 6대, 폴크스바겐은 단 3대뿐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이 20대가 넘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대조를 이뤘다.

딜러들 사이에서 아우디,폴크스바겐 차량을 가능한 매입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현장에서 만난 딜러 B씨는 “거래하던 곳이 있어서 아예 매입을 안 할 수 없는데, 차를 빨리 팔지 못하다보니 손해 볼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그럴 바에는 아우디, 폴크스바겐보다는 더 잘 나가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차량을 가져오는 추세”라고 얘기했다. 그가 보여준 지난달 판매 실적 기록을 보면, 판매한 30여 대의 차중 아우디, 폴크스바겐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었다.

연식이 얼마 안 된 차량일수록 시세 하락폭은 더 컸다. 실제로 중고차 오픈마켓인 SK엔카닷컴의 조사 결과, 지난달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평균 시세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약 11.9%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5년식 폴크스바겐 차량의 시세 하락률은 13.1%으로, 2014년식(10.9%), 2013년식(11.8%)보다 높았다.

정재웅 SK엔카직영 프라이싱센터팀장은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오래된 중고차 보단 ‘신차급’ 중고차가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브랜드 선호도가 추락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수요 절벽’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벌어진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파문에 이어 인증 취소 처분까지 내려지면서 아우디, 폴크스바겐 차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정부 모두 소비자 보상 방안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폴크스바겐 차주는 “중고차 시장에 내놓으려고 해도 차 값이 떨어진데다, 한국 시장 철수설도 나오면서 사후관리(AS)에서 피해를 볼까 우려하고 있다”며 “직접적 타격을 받은 소비자에 대한 대책을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서승희 인턴기자 성균관대 한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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