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임에도 불구하고 폭염 지옥이 계속되고 있다. 온열질환자 수는 1000명을 넘겼고, 서울은 열대야 발생 역대 2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입추’인 7일 낮 최고기온이 서울 35도, 수원 34도, 춘천 34도, 대전 34.9도, 강릉 33도, 부산 32.4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5도 내외의 무더위가 계속돼면서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경북 의성의 경우 37.8도까지 올라 올해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번 폭염은 15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23일 온열병 감시체계가 가동한 이후 5일까지 집계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자 수는 1016명이나 된다. 이 중 10명은 사망했다. 2014년 전체 환자 수(818명)는 이미 넘어섰고, 지난해 전체 환자 수(1051명)도 곧 초과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 사이 전체의 절반에 해당되는 51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본부 관계자는 “온열질환자의 26.2%(266명)는 65세 이상 노인이며, 16.7%(170명)가 의료급여 수급자이거나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다”라고 말했다.
또 올해 폭염은 평년보다 ‘열대야’까지 더 심하다. 기상청 분석결과 7월 22일~8월 7일 서울에는 열대야 현상이 15일이나 발생했다. 열대야가 없던 날은 7월 29일, 이달 3일(24.0도) 등 2일 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의 열대야 발생일수는 5일에 불과했다.
1973~1993년까지 연간 전국 평균 열대야 발생일수는 7.0일에 불과했지만 1994년부터 2015년까지는 13.8일로 2배로 늘었다. 기상청은 “7일 밤부터 광복절인 15일까지도 열대야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 경우 서울에서는 올해 여름철 열대야 발생일수가 최소 23일에 달하게 돼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열대야가 많은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에서 열대야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1994년(36일). 이후 2013년에 23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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