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CCTV통합관제센터’ 범죄예방-안전지킴이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8일 03시 00분


경찰서-소방서에 범죄-화재 신고… 개소 2년만에 용의자 현장 검거 급증
쓰레기 무단투기-교통사고 해결도

대구 달서구 폐쇄회로(CC)TV통합관제센터 직원들이 5일 모니터를 통해 담당 구역을 살펴보고 있다.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 폐쇄회로(CC)TV통합관제센터 직원들이 5일 모니터를 통해 담당 구역을 살펴보고 있다. 달서구 제공
지난달 31일 0시 40분경 대구 수성구 범물동 아파트단지 앞 도로. 10대 남성 4명이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경찰은 CCTV통합관제센터 직원의 상황 설명을 듣고 출동해 10여 분 만에 모두 붙잡았다. 이들은 무면허와 오토바이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같은 달 19일 오전 2시 10분경 달서구 호산동 한 골목에서 배관을 타고 빌라 벽을 오르던 남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통합관제센터가 알려준 인상착의를 확인해 12분 만에 붙잡았다.

6월 15일 오전 4시경 남구 대명동 한 도로에서는 20대 남성이 문이 열린 승용차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통합관제센터 직원은 이 남성이 10여 분 동안 주변을 돌아다니며 차량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모습을 보고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5분 만에 차량털이범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대구 CCTV통합관제센터가 범죄 예방과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4년 7월 문을 연 이후 범죄 용의자를 현장에서 검거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CCTV통합관제센터가 올해 상반기(1∼6월) 경찰서와 소방서에 실시간으로 신고한 범죄 및 화재 사건은 7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2건)보다 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용의자를 검거한 건수는 57건으로 지난해(29건)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북구가 240건(33.5%)으로 가장 많았고 달서구 188건(26.3%), 동구 103건(14.4%), 수성구 79건(11%) 등의 순이다. 현장 검거는 북구 14건과 달서구 11건, 남구 10건 등이다. 남구는 인원 대비 현장 검거 건수가 가장 많았다. 20명이 10건의 검거 실적을 올려 1인당 0.5건을 기록했다. 남구 관계자는 “범죄뿐 아니라 쓰레기 무단 투기, 교통사고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의 검거 실적은 1인당 0.13∼0.35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경찰에 제공한 범죄 관련 영상 자료는 727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66건보다 67% 늘었다. 범죄 예방뿐 아니라 범인 검거에 활용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통합관제센터 직원들의 업무 능력을 키우는 정기 교육을 실시하고 CCTV 화질을 꾸준히 개선한 덕분으로 보고 있다.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범죄가 의심되는 행동을 관찰하는 요령이나 위급 상황 시 대응 방법 등을 수시로 교육한다. 최근 해상도가 낮아 범인 식별이 어려웠던 저화질 CCTV 974대 가운데 949대를 교체했다. 나머지 25대도 최신 제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시는 연말까지 어린이 보호구역 및 도시공원 등 취약지에 CCTV 475대를 추가로 설치한다. 정명섭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범죄 예방 및 검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지능형)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영상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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