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재무책임자 김열중 대우조선 부사장 8월 둘째주초 영장 청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8일 03시 00분


檢, 1200억대 회계사기 혐의… 정성립 사장도 불러 조사 방침
남상태 퇴임후 회사 자문역 맡아 연봉 2억5000만원… 車도 제공받아
강만수와 ‘검은거래’ 가능성 주목

검찰이 1200억 원대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대우조선해양의 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열중 부사장(58)의 구속영장을 이번 주 초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은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현 사장(66)도 소환해 회계사기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파악할 방침이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5, 6일 김 부사장을 연이어 소환조사해 분식회계 의혹을 집중 추궁하는 과정에서 정 사장이 회계사기를 인지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 정 사장 수사도 불가피

검찰 수사는 지난해 취임한 정 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대우조선해양(옛 대우조선공업 포함)을 이끌었던 정 사장은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 재임기에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심각해지자 지난해 다시 사장으로 부임했다. 정 사장은 취임 직후 대우조선해양의 회계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정황을 파악했고, 이를 외부에 알리며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 의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김 부사장이 회계사기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 사장 또한 해당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을 살려야 했던 정 사장에게 채권단 지원이 반드시 필요했던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감춰진 손실을 일거에 터는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하면서도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는 걸 막기 위해 회계사기 유혹에 넘어갔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2015 회계연도 회계 작성 과정에서 금액이 100억 원 단위로 여러 차례 바뀐 점을 조작 근거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지난해 10월 일명 ‘서별관회의’에서 정부가 4조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뒤에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일어난 점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미리 수주한 사업계약도 파기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막기 위한 ‘윗선’의 지시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속도 내는 강만수 전 행장 수사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장(71)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사팀은 강 전 행장이 ‘경영컨설팅’ 명목의 특별감사를 통해 남 전 사장의 비리를 상당부분 파악했는데도 불구하고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관련 학교재단인 세영학원 이사장으로 옮긴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세영학원은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 현장인력 육성을 위해 인수한 거제대학의 학교법인이다.

남 전 사장은 2012년 세영학원 이사장으로 옮긴 뒤에도 상당기간 막후에서 대우조선해양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당시 남 전 사장의 후임자인 고재호 사장에 대해 ‘남상태 아바타’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검찰은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가 남 전 사장과 강 전 행장 사이에 ‘검은 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남 전 사장이 강 전 행장 관련 회사 두 곳에 거액을 투자하고 ‘낙하산’ 고문 7명을 받아주는 대가로, 강 전 행장은 남 전 사장의 비리를 눈감아주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렴청정’을 묵인했다는 것이다.

남 전 사장이 퇴임 직후 대우조선해양의 자문역을 맡아 2억5000여만 원의 자문료를 받은 점도 이런 의심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남 전 사장이 자문역을 맡은 2012∼2014년 매해 보험료 2800만 원, 에쿠스 차량 운용비용 3000만 원은 물론 2억 원이 넘는 서울 사무실 임차료까지 지급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김열중#대우조선#영장#회계사기#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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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6-08-08 10:50:12

    대우조선을 비리 백화점으로 만든 산업은행 담당자(안모, 최모)를 족치면 비리의 시발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걸 빌미로 그놈들은 승승장구 하면서 아직도 떵떵거리며 산은 자회사의 CEO를 맡고 있다. 이놈들이 배후에서 온갖 비리를 조종하고 저질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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