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한센인 거주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 주민 2명이 숨졌다. 용의자인 주민은 자해를 시도했으나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전남 고흥경찰서는 9일 흉기를 휘둘러 남녀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오모 씨(68)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오 씨는 8일 오후 9시경부터 다음날 오전 4시 반 사이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 한센인 마을에서 최모 씨(60·여)와 천모 씨(65)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각각 1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 씨는 범행직후 흉기로 자해를 시도해 광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오 씨는 수술을 받기 직전 경찰에 “최 씨와 천 씨 두 명을 모두 살해했다”며 “그동안 만나던 최 씨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오 씨 주장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오 씨 등 3명은 한센인으로 모두 홀로 살고 있다. 오 씨와 숨진 천 씨는 2005년경, 숨진 최 씨는 2013년경 각각 소록도에 들어왔다. 한센인들은 중증일 경우 소록도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마을에 거주하며 통원 치료를 받는다. 오 씨 등 3명은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자 소록도 주민 500여명은 당혹해 하고 있다. 일부는 쉬쉬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소록도에는 파출소가 있었지만 지난 2월 인근 녹동파출소에 통합되면서 건물만 남은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치안력 강화를 위해 소록도 파출소에 경찰관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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