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어린이들 돌보며 행복을 경험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03시 00분


부천 가톨릭대 국제봉사단원 58명… 10일간 시골학교서 교육봉사
청소-위생교육 등 다양한 활동

가톨릭대 국제봉사단원들이 푸오크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양치질을 가르쳐주고 있다. 국제봉사단은 지난달 9일부터 열흘 동안 이 학교와 인근 보육시설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가톨릭대 제공
가톨릭대 국제봉사단원들이 푸오크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양치질을 가르쳐주고 있다. 국제봉사단은 지난달 9일부터 열흘 동안 이 학교와 인근 보육시설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가톨릭대 제공
지난달 9일 캄보디아 북서쪽 시엠레아프 시의 외곽에 있는 시골학교인 푸오크초등학교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경기 부천시 가톨릭대 국제봉사단에서 활동하는 학생과 교직원 등 58명이 10일 동안 교육봉사를 펼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440여 명. 이 중 부모가 별다른 직업이 없거나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농사를 짓는 가정이 절반 이상이다. 쓰레기를 주워다 팔아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는 가난한 가정의 자녀도 많다. 시엠레아프 시에 있는 5개 초등학교 가운데 교육시설이 가장 열악해 교실이 8개에 불과할 정도다. 잡초가 무성한 운동장 곳곳에는 폐자재 등 쓰레기가 널려 있다.

봉사단은 먼지가 수북한 교실을 비롯해 학교 구석구석을 말끔히 청소했다. 이어 한국에서 준비해 온 교육 기자재를 교실에 배치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강의에 400여 명이 신청했지만 이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교실이 없어 수업은 오전반(8∼11시)과 오후반(1∼4시)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은 ‘한복’입니다. 아름답지요? 여러분이 명절이나 결혼식에 입는 전통 의상과 같은 옷으로 보면 됩니다.”

지난달 11일 단원들은 고운 한복을 차려 입고 현지 통역사와 함께 강단에 올랐다. 한국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한국과 친해지기’의 첫 수업이었다. 한글 이해를 돕는 ‘가나다송’을 부르며 인사법도 가르쳤다. 학생 이름을 한글로 쓰게 한 뒤 명찰을 가슴에 달아줬다.

위생 관념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수업도 관심을 끌었다.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손 씻기의 중요성과 올바른 양치질,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놀이를 통해 가르쳤다. 바람개비와 에어로켓, 비누방울 만들기, 우주 행성 그리기를 통해 기초과학 지식을 전달했다.

또 한국의 전통 무예인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틈틈이 케이팝(K-pop) 교실을 열자 반응이 뜨거웠다. 이 학교를 다니지 않는 어린이들도 소문을 듣고 모여들어 교실 밖에서 수업을 듣는 어린이들도 넘쳐났다. 정순혁 씨(23·회계학부 3학년)는 “교실에서 수업을 듣지 못하는 아이들이 마음에 걸려 쉬는 시간을 이용해 따로 가르쳐 주었다”며 “이들이 감사의 표시로 집에서 만든 사탕과 꽃반지를 단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봉사단이 푸오크초교에서만 활동한 것은 아니다. 테레사 수녀(1997년 사망)가 빈민 구제 사업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자선단체인 ‘사랑의 선교 수녀회’ 산하 보육시설 ‘기쁨의 집’도 찾았다. 1∼3세 유아들을 돌보며 철제 침대와 책상 등을 고쳐주고 말끔히 청소를 해줬다. 담장에 페인트를 새로 칠하고, 벽화도 그려 넣었다. 현지에서 쌀 2t을 구입해 기증했다.

지난달 17일 봉사단이 한국으로 떠나기 직전 푸오크초교 학생들은 작은 공연을 마련했다. 봉사단이 가르쳐준 태권도를 선보이고 한국 대중가요를 불렀다.

봉사단을 이끈 구본만 신부는 “단원들이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돌보며 사랑을 실천하고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을 경험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1997년 파푸아뉴기니에 처음으로 국제봉사단을 파견한 가톨릭대는 필리핀과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의 외딴 시골학교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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