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 11개월만에 60만건 이용
대여-반납 쉽고 결제 편해 인기… 人道로 아찔한 질주 부작용도
서울시 “2020년까지 2만대 보급” 올해 안에 자전거도로 40km 신설
서울 여의도의 한 금융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정모 씨(28·여)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전거를 탄다. 회사 앞에 설치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덕분이다. 그는 따릉이를 타고 여의도 한강공원을 오간다. 정 씨는 “동료들과 함께 짬을 내 따릉이를 타고 한강에 갔다 오면 운동도 되고 기분 전환도 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선보인 따릉이를 운동이나 산책용으로 이용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따릉이 이용은 출범 11개월 만인 7월 말 현재 60만 건이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서울시내 곳곳에 설치된 따릉이 대여소에서 대여와 반납이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릉이 하루 대여비는 1000원, 1주일 정기권은 3000원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따릉이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따릉이 대여소가 도심 일부 지역에 몰려 있어 이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다. 서초구에 사는 정 씨는 “회사가 있는 여의도에는 따릉이 대여소가 20곳이 넘지만 집 근처인 서초구와 강남 일대에는 한 곳도 없다”며 답답해했다.
현재 따릉이 대여소는 종로구와 중구 영등포구 등 10개 구에만 있다. 서초구를 비롯한 강남구와 송파구 등 강남 3구 전역에는 따릉이 대여소가 한 곳도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따릉이가 도입된 지 11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설치가 안 된 곳이 많다”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서울 전역에 따릉이 2만 대를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릉이 이용자들의 시민의식 부족으로 사고 위험도 높다. 서울 광화문 근처 한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는 박대현 씨(27)는 “폭이 좁은 초등학교 앞 인도에서 따릉이를 타고 빨리 지나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아찔한 기분이 든다”며 “출퇴근 시간에 따릉이를 탄 사람이 옆으로 빠르게 지나갈 때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차도나 자전거도로에서만 통행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자전거도로 40.2km를 신설하는 등 자전거 안전 인프라를 확충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내 자전거도로는 총 778.8km로 전체 도로의 9.5%에 불과하다. 김성영 서울시 자전거정책과장은 “따릉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당초 목표보다 확대 시기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며 “‘찾아가는 자전거 안전 교실’ 등 자전거 사고 예방을 위한 정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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