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롯데그룹 말맞추기-증거인멸 지시 여부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03시 00분


롯데그룹 압수수색 뒤 신격호 편법증여 극비 대책회의
檢 “그룹 수뇌-로펌 관계자 참석” 서미경 호화빌라 수사대상 될수도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11일 소환

검찰이 6월 10일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인 이후 롯데그룹 수뇌부가 신격호 총괄회장(94)의 일본롯데홀딩스 차명 지분 편법 증여 건과 관련해 극비리에 대책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검찰이 롯데그룹을 압수수색한 이후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6.2%의 편법 증여와 관련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인사들과 대형 로펌 관계자들이 벌인 대책회의에서 말 맞추기나 증거 인멸 지시가 있었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 씨(56)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호화 빌라 롯데캐슬 벨베데레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건설을 동원해 서 씨에게 헐값에 집을 지어줬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변호인단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 같은 ‘오너 리스크’를 그룹 내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기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서 씨와 딸 신유미 씨(33)를 지극히 사랑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겨줄 정도였다는 것이다. 또 신 총괄회장의 이 지시가 정책본부와 대형 로펌의 주도하에 일사불란하게 이뤄진 것은 제왕(帝王)적 경영구조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검찰은 보고 있다.

오너 일가의 천문학적 탈세, 롯데건설과 대홍기획의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롯데 임원들의 개인 비리도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가 지난주 구속한 롯데쇼핑 전 임원 권모 씨는 브로커와 합세해 롯데백화점 입점 업체로부터 10억여 원의 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권 씨는 국내 대형 패션그룹 형지의 부사장으로 이직해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권 씨는 브로커 조모 씨와 접촉한 입점 업체들에 “나를 믿고 조 씨에게 돈을 보내라”며 뒷돈 입금을 독려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씨는 “입점 명목 자금 중 일부는 롯데그룹 최고위층에도 전달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가 접촉한 피해자는 “(두 사람이) 입점 발표가 나기 전에 ‘입점 사실을 축하한다’며 미리 알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권 씨가 받은 뒷돈 규모는 수사가 진척되면서 늘어날 수 있다.

한편 검찰은 11일 오전 9시 반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70·구속)과 함께 ‘법인세 270억 원 부정 환급’ 사건에 관여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허 사장이 국세청을 상대로 로비를 지시한 정황도 조사한다.

장관석 jks@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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