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과 초록 나무로 둘러싸인 공원에는 산들바람이 불고 있었다. 3일 서울 동작구의 한 공원은 34도 불볕더위에도 싱그러웠다.
하지만 공원의 우레탄 트랙 바닥에 중금속 측정기를 대는 순간,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10여 초 만에 빨간 글씨들이 줄줄이 액정화면에 나타났다. ‘Pb-Fail’ ‘Cr-Fail’ ‘Mixed-Fail’….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최인석 책임연구원은 “납(Pb)과 크롬(Cr)이 기준치 이상 심하게 검출됐고 전체적으로(Mixed) 불합격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납과 크롬 옆에 떠 있는 검출량 숫자는 납은 2.81%, 크롬은 8563이었다. 최 연구원은 안전기준을 묻는 질문에 “납은 90ppm, 크롬은 25ppm”이라고 답했다. 크롬 검출치 8563을 25로 나누면 기준치의 343배에 달했다. 최 연구원은 “검출 수치가 너무 높아 숫자로 표기하기 힘들 땐 %로 나온다”며 “2.81%는 숫자로 2만8100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준치의 312배나 됐다.
발암 물질인 납과 크롬은 피부 및 호흡기 염증의 원인이면서 지능과 행동발달에 장애를 일으키는데 몸속에 축적돼 더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최 연구원은 “전국에 동네마다 이런 곳이 수천 곳이다. 국회 뒷마당도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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