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로 둔갑해 마약 ‘물뽕’ 몰래 들여온 유명 DJ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17시 35분


마약류의 일종인 GHB(일명 ‘물뽕’)를 생수로 둔갑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영국인 유명 DJ가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억7000만 원 상당의 물뽕을 생수로 속여 수차례 밀반입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위반 혐의)로 영국 출신 유명 DJ인 L 씨(52)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L 씨는 투명한 물뽕을 일반 생수통이나 렌즈세척제통에 담은 뒤 여행용 수화물에 숨겨 공항 세관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L 씨는 이러한 수법으로 올해만 네 차례에 걸쳐 물뽕 3.78리터를 국내로 몰래 들여왔다. 이는 1000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용량이다.

한편 경찰은 L 씨로부터 물뽕을 공급받아 상습적으로 투약한 최모 씨 형제(52)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국내 약품 유통회사 대표와 CEO를 맡고 있는 최 씨 형제는 2012년 미국 유학시절 한 클럽에서 만난 L 씨로부터 “좋은 카페인 음료가 있다”는 말에 속아 물뽕을 접한 뒤 지금까지 상습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 형제는 스스로 절제가 어려운 마약 의존증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1회 양의 20배에 가까운 5mL의 물뽕을 집과 회사에서 물에 타서 마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 씨 형제는 물뽕을 들여오는 대가로 L 씨에게 국내 체류비를 건네고 강남의 유명 클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경찰은 최 씨 형제 외에 추가로 투약한 사람과 또 다른 공급책이 있었는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단비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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