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맛있는 정거장]돈가스-족발-멘보샤 등 실속 맛집 수두룩… ‘소주 한잔’ 명소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2일 03시 00분


<11> 정부청사역 주변

대전시내버스 211, 216번이 지나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 정부청사역 주변 맛집은 인근 강변, 상록수, 백합, 무지개, 한아름, 샛별 아파트와 주변 원룸 주민이 주 고객이었다. 하지만 1997년 정부대전청사가 조성되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청(廳) 단위 중앙행정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정부대전청사에는 11개 중앙행정기관과 4000여 명의 공무원, 그 가족들이 대거 이전하면서 주변 맛집은 ‘공무원 입맛’으로 바뀌게 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속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재료를 쓰는 맛집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일부 고급 한정식집과 중화요리집, 횟집 등은 한때 성업을 이루었으나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합헌 결정으로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 고급식당에서 실속 있는 한 끼 밥집으로


본보 중부판 시리즈 ‘맛있는 정거장’ 맛 평가단이 청사역 주변 맛집 후보를 1차 선정할 때 대부분은 1인당 단가가 8000∼1만5000원짜리가 주류였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즉석 돈가스를 판매하는 병규돈가스, 부산기장꼼장어, 흑돈가(제주흙돼지), 장어대가, 담양애떡갈비, 숯불족발집인 오감만족, 동원칼국수, 곱창과 소양 전문점 양천국, 짬뽕으로 유명한 동천홍 등이었다. 또 한정식집으로는 일정과 이계원을, 중화요리로는 리홍과 천년의 정원, 차이나공을, 그리고 고깃집으로는 광정한우, 황포갈비 등을 꼽았다.

이 중 상록아파트 건너편인 만년동 좁은 골목길에 있는 병규돈가스는 맛과 가격, 시설, 가격대비 만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이름을 따 상호를 지은 이곳 주인장은 일본에서 정통 돈가스를 배웠다고 한다. 당일 도축된 최고급 국내산 생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주문 즉시 튀겨내 부드러우면서도 신선한 식감과 충분한 육즙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매장이 좁아 끼니때에는 줄을 서야 하는 게 단점.

선사유적지 옆 굴짬뽕으로 유명한 동천홍도 건물 5층에 매장이 있으나 끼니때마다 줄을 서는 곳이다. 정부청사 공무원들에게 8500원이 아깝지 않은 한 끼 점심으로 충분하다는 평가. 닭육수와 해물육수의 오묘한 조합에 굴과 바지락을 충분히 넣어 깊은 맛을 낸다. 하얀 국물이라 밍밍할 거라 생각하지만 깔끔하고 혀끝에서 느끼는 매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탕수육도 다른 집과 달리 두툼한 고기에 얇은 튀김옷으로 실속 있게 손님상에 내놓는다.

무지개아파트 옆 수랏간등뼈감자탕은 대전세계조리사대회 때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던 전 리베라호텔 총주방장 전청수씨가 직접 개발한 메뉴로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청사 주변에는 여러 중화요리집이 있으나 이 중 대전예술의전당 근처에 있는 리홍은 2만 원대 코스요리에 멘보샤가 등장한다. 멘보샤는 중국어로 멘보(빵)와 샤(새우)를 섞은 말로 새우살을 으깨 전분과 달걀흰자를 섞은 뒤 식빵 속에 채워 기름에 튀겨내는 음식으로 좀처럼 대전에서는 맛볼 수 없는 품목.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로 꼽히는 푸아그라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요리도 리홍에서 값싸게 만날 수 있다.

○ 가벼운 안주에 술 한잔 명소도 많아

청사 역 주변에는 공무원을 겨냥해 간단한 식사거리 안주로 소주 한잔 기울일 수 있는 명소도 많다.

강변아파트 만년우체국 앞 양천국은 소의 소화기관 중 하나인 양과 곱창이 주 메뉴. 곱창집이라기엔 비교적 세련된 인테리어에 주인이 초벌해 내놓은 양은 졸깃하면서도 넘기는 식감은 부드럽다. 특히 이 집 매력은 깔끔하게 생긴 여사장의 손끝에서 나오는 김칫국 등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밑반찬이 그만이다.

무지개아파트 옆 오감만족에서는 질 좋은 족발을 매콤한 양념에 담근 뒤 다시 오븐에 구워 내 고소하고 구수한 맛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으로 맑은 홍합탕과 시원한 미역냉국도 무제한 리필이 가능하다.

롯데시네마 버스정류장 앞 개나리김밥은 대전에서 시작한 신개념 김밥. 사장이 직접 개발한 개나리김밥에는 소라 관자 오징어와 같은 해물이 듬뿍 들어 있고 땡초김밥에는 고추 우엉 햄 달걀 당근 어묵 단무지 이외에 독특한 고추냉이 소스도 가미돼 색다른 맛이 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이 시리즈는 격주 금요일에 게재됩니다. 8월 26일에는 대전도시철도 시청역과 갤러리아타임월드 주변 맛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공동기획: 대전시 대전도시철도공사 대전시버스운송사업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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