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잣나무 등 소나무류를 죽이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가 큰 과제다. 우리나라는 전체 소나무류를 대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방제하면서 지자체별로 퇴치에 성공한 청정지역을 늘려가는 완전방제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재선충병 확산 정도로 보아 완전방제는 어려우니 일본의 경우처럼 보전이 필요한 지역을 선택해 집중 방제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림은 선택과 집중보다는 완전방제에 목표를 두는 게 맞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나라와 일본은 재선충병 확산 정도와 확산 방식이 다르다. 일본은 1900년대부터 70년 동안 소나무류가 대량으로 말라 죽는 원인을 알지 못했다. 1970년대 들어서야 소나무재선충병이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미 재선충병이 일본 전역으로 확산된 뒤였다. 방제특별법까지 제정해 추진했지만 완전방제에 실패했다.
우리나라는 소나무류 고사가 시작될 때부터 재선충병을 알고 대처해왔기 때문에 완전방제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둘째, 우리나라와 일본 산림에 있어 소나무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다. 일본의 주요 수종은 편백나무와 삼나무이다. 우리나라는 산림 면적의 4분의 1 이상이 소나무류다. 소나무는 반세기 동안 국민이 힘을 모아 가꾼 핵심 수종이다.
셋째, 재선충병 확산 특성과 소나무류 분포 특성 때문이다. 재선충병은 단기간에 수십, 수백 km 떨어진 곳까지 확산되는 전염성이 강한 병이다. 우리나라처럼 산지는 물론이고 시가지, 정원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자라는 경우 선택과 집중만으로는 피해 확산을 막기 어렵다.
서울 노원구 등 16개 지자체가 완전방제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재선충병은 정부가 앞장서고 산하기관과 지자체가 힘을 모으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완전방제를 목표로 하는 것이 선택과 집중 방식보다 효율적인 방제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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