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나란히 선 ‘30년 지기’ 진경준 전 검사장과 김정주 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7일 03시 00분


하늘색 수의 진경준 옆에 검은색 정장 김정주
진경준 “직업 없습니다”… 김정주는 진경준에 눈길도 안줘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검사와 굴지의 게임업체 대표로 승승장구하던 ‘30년 지기’가 나란히 피고인 신분으로 16일 법정에 섰다. 9억 원대의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49)과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48)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이날 재판 시작 10분 전 미리 법정에 도착했다. 불구속 기소된 김 회장은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갖춰 입었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이 “어떤 부분을 소명할 계획인지” “심경이 어떤지” 등 질문을 건넸으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곧이어 구속 상태인 진 전 검사장이 하늘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왔다.

재판부가 도착하자 김 회장은 방청석에서 피고인석으로 이동해 진 전 검사장 옆자리에 앉았다. 진 전 검사장이 몇 차례 김 회장을 향해 시선을 맞추려 했지만 김 회장은 바닥이나 정면을 응시하며 눈길을 주지 않았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둘 사이에는 인사도, 대화도 없었다.

피고인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재판장이 먼저 진 전 검사장에게 직업을 묻자 “현재 없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답변했다. 이어 김 회장은 “주식회사 NXC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에서 한 진술을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검찰 소환 조사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공짜 주식’ 등 뇌물을 건넨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진 전 검사장 측 변호인은 “아직 수사기록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며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재판 준비를 위해 2∼3주의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에게서 9억50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진 전 검사장은 8일 현직 검사장으로는 처음으로 해임 처분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은 9월 12일 열린다.

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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