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전(前) 대표 두 명이 함께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의 심리로 17일 열린 존 리 전 옥시 대표(48·현 구글코리아 사장) 등 3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리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적절한 시기에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사건과 병합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관련 사건의 쟁점이 같다”며 “24일 신 전 대표의 사건과 병합해 재판을 함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리 전 대표 측 변호인은 “아직 기록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한 의견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옥시에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납품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빛화학 정모 대표(72) 측은 “OEM 제조업체로서 원료물질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레시피에 따라 제조하기 때문에 과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원료공급업체 CDI 이모 대표(54) 측 역시 “옥시 요구에 따라 원료 공급을 담당했지만 제조에 관여하지 않았고 레시피 등 관련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리 전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재판부의 본인 확인 절차에는 “네 맞습니다”라며 한국어로 대답하기도 했다. 리 전 대표는 2005년 신 전 대표가 옥시 대표에서 물러난 뒤 2010년 5월까지 옥시 대표를 맡았다. 대표를 맡고 있는 동안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독성실험 등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제품을 판매해 피해자를 낸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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