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씨앗 등 ‘도시농업’ 한자리에서 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8일 03시 00분


‘도시농부시민축제’ 27일 개최
부평공원서 햇빛건조기 등 전시… 탈곡기 등 옛 농기구 체험마당도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7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토종씨앗을 무료로 나눠주고 도시농업의 진수를 알리는 도시농부 시민축제를 개최한다. 아래 사진은 최근 이 단체가 진행한 텃밭만들기 강좌를 수료한 시민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제공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7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토종씨앗을 무료로 나눠주고 도시농업의 진수를 알리는 도시농부 시민축제를 개최한다. 아래 사진은 최근 이 단체가 진행한 텃밭만들기 강좌를 수료한 시민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제공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27일 도시농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16 도시농부시민축제’를 연다. 1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007년 전국 처음으로 도시농부학교를 개설하고 생태 텃밭을 일구는 방법을 보급하고 있다. 그 덕분에 ‘도시농업 원조’로 불린다.

이날 오후 3∼6시 경인전철 부평역과 백운역 사이 부평공원 중앙무대 일대에서 토종씨앗, 도시상자텃밭, 햇빛건조기 등을 전시한다. 현미경을 통해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을 관찰하고 풍구, 탈곡기 등 옛 농기구를 사용해보는 체험마당도 열린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토종 씨앗과 만나다’로 정해졌다. 한국인 식탁에서 토종 먹을거리가 점차 사라져가고 해외에서 들여온 개량종이 넘쳐나는 실상을 알리는 프로그램이 많다. 먼저 행사장을 찾는 시민 500명에게 선착순으로 토종 구억배추 모종과 전차무 씨앗을 무료로 나눠준다. 배추와 무는 대표적인 가을 작물로 꼽히기 때문에 경작철에 맞춰 모종과 씨앗을 주는 것.

인천 등 수도권에선 이달 말∼다음 달 초 배추 모종을 심는 게 좋다. 제주가 원산지인 구억배추는 포기가 없는 다른 토종배추와 달리 튼실한 포기와 탄탄한 육질을 자랑한다. 행사장에서 1인당 6개의 배추 모종을 준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관계자는 “모종을 옮겨심기 7∼15일 전 퇴비를 흙 속에 미리 뿌려주면 초기 생육에 상당한 보탬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서는 벼, 채소, 곡식류 등 200여 종의 농작물 토종씨앗을 감상할 수 있다. 상업적인 유전자변형작물(GMO)과 달리 대물림이 쉬운 토종씨앗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된다. 토종 씨앗에서 발아해 성장한 벼에서 수확한 쌀로 주먹밥을 만들거나 토마토 감자 피망 등 다른 텃밭작물로 피자 요리를 해보는 시식코너도 있다.

또 생태화장실, 빗물저금통(빗물받이), 퇴비통 등 유기농법에 필수적인 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운영 중인 서구 가좌동, 남동구 도림동과 서창동, 계양구 서운동 등 4곳의 공동체텃밭에는 대부분 이들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빗물을 저장해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인분을 퇴비로 만들어 텃밭에 공급하고 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화학비료, 살충제, 제초제, 검은 비닐 등을 사용하지 않고 환경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도시생태농법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초보자들에게 농사 기초와 생태순환농법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도시농부학교가 매년 봄에 시작되고, 7월엔 도시농업전문가 과정이 이어진다. 10월경 시민 대상으로 토종종자 특강, 도시농촌교류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들이 올해 첫 수확에 성공한 벌꿀도 이번 축제 때 공개된다. 회원 6명이 백운역 인근 야산과 가까운 빌라 옥상에서 2년 전부터 양봉을 시작해 잡화꿀을 상당히 모았다. 관람객들은 꿀맛을 보고 벌집인 밀랍 등으로 입술에 바르는 ‘립밤’을 제작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참가비를 받지 않지만 1000∼2000원의 재료비를 받는 체험코너도 있다.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일반인뿐 아니라 유치원, 어린이집에 다니는 어린이들도 도시농업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공동체의 소중함을 나누기 위해 도시농부시민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032-442-4549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토종씨앗#도시농업#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