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 발암물질 조사 슬쩍 뺀 교육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8일 03시 00분


초중고 트랙 전수조사 추진하며 “KS기준 없다”… 중금속만 검사
학부모 “벤젠 등 노출 우려” 불안

정부가 초중고교 우레탄 트랙을 전수조사하면서 발암물질 조사 계획을 세웠다가 실제 조사에선 이를 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프탈레이트 논란 때와 마찬가지로 우레탄 트랙에 대한 관리규정 자체가 허술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논란의 소지가 있는 유해물질은 더욱 적극적으로 조사했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거세다.

올해 초 우레탄 트랙을 전수조사하기로 한 교육부는 3월 11일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공문에 4대 중금속(납, 6가크롬, 카드뮴, 수은) 성분 외에도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도 기준에 넣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TVOC는 흔히 아토피를 유발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데 발암물질인 벤젠이 대표적이다. PAHs는 탄 음식에서 나오는 벤조피렌 등을 일컫는데 이 역시 위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중국 베이징의 한 소학교(초등학교) 분교에서 우레탄 트랙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이를 맡은 학생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위해성 논란이 일어났는데 당시 문제가 된 것도 환경호르몬과 벤젠이었다. 당시 학생에 대한 채혈 검진 결과 137명이 벤젠과 포름알데히드에 과도하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교육부는 3월 23일 다시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TVOC와 PAHs는 빼고 중금속만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결국 중금속 기준치를 기준으로 한 우레탄 트랙 전수조사 결과가 나왔으나 프탈레이트를 비롯한 유해물질에 대한 조사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레탄 트랙과 관련한 KS 기준엔 수은과 납 등 중금속 기준치만 있다는 점을 뒤늦게 확인해 공문을 수정해서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KS 기준에 없는 유해물질인 만큼 조사 계획에서 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앞서 논란이 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 역시 KS 기준에 없어 조사 대상이 아니었으나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논란이 됐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해당 사실을 확인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KS 기준은 우레탄 제품에 대한 임의 기준일 뿐”이라며 “이들 발암물질도 프탈레이트와 마찬가지로 어린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성분이라고 판단할 경우 관리 주체인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KS 기준 자체가 어린이 청소년 생활공간과 동선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는 운동장에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벤젠 등의 유해물질 기준은 인조잔디에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조잔디에 쓰인 고무 충전재에선 벤젠 등을 검사하지만 화단이나 보도에 깔리는 같은 고무 충전재에는 이 같은 검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어린이 생활공간별로 기준을 정하는 기구나 컨트롤타워가 없이 관리가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다 보니 학부모의 불안감만 커진다”고 지적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우레탄#트랙#발암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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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6-08-18 09:28:32

    교육부 저것들 근무처 밑바닥을 모두 저 문제의 우레탄으로 깔아드려라 개자슥들

  • 2016-08-18 05:10:02

    이런 썩어빠진 놈들이 국가 공무원들 이라고?네놈들도 국회의원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와 국민을위해 일한다고?썩어 문질러 질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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