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탐사기획/프리미엄 리포트/대학 입학사정관 767명 전수분석]
서울대 평가과정 살펴보니
국내에서 입학사정관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서울대는 2005년 수시모집부터 학생부,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을 반영한 종합평가를 도입했고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했다. 2007년 입학사정관제 시범 실시에 들어간 서울대는 2012년부터 수시모집 전체 인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기 시작했다.
서울대 입학사정관 27명은 대부분 다른 대학의 입학사정관이나 연구원, 조교 출신임을 주요 경력으로 내세웠지만 방송작가 등 독특한 경력을 가진 사정관도 있었다. 이승연 서울대 입학팀장은 “20대 후반 젊은이부터 40대까지 다양한 경력의 사람들이 입학사정관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는 다양한 시각으로 학생을 평가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입학사정관은 학력이나 경력뿐 아니라 고교 현장을 발로 뛰는 적극성과 사명감, 교육적 신념이 중요하다”라며 “평소 학교별 교육과정을 포함한 학교 교육 내용, 시상 내용, 재학생 수 등 각 학교의 교육 환경을 파악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고 전했다.
서울대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우수한 학업능력이다. 이 팀장은 “학업능력이란 교과 성적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교과 성적을 포함해 교내 탐구활동, 교내 경시대회, 독서활동, 방과 후 수업, 동아리 활동 등으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부나 추천서 등을 꼼꼼히 보는데 만약 특정 선생님이 특정 학생에 대해 아주 우호적인 추천서를 써 줬을 경우 서울대 자체 DB를 활용해 신뢰도를 판단하기도 한다. 해당 교사가 이전에 썼던 추천서들을 함께 검토해 교사의 추천서 작성 성향을 별도로 판별하는 것이다.
입학사정관들이 특히 눈여겨보는 것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부분. 이 팀장은 “해당 학생 학교의 각 교과 담당 선생님이 어떤 내용을 써 줬느냐를 많이 본다”며 “학교 전체가 시스템적으로 학생 개개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나누고 누가 어떤 기록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해 소통하는 게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지원 학생이 어느 지역에서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는 평가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소위 말하는 좋은 지역의 좋은 학교에서 우수해 보이는 교육과정을 거친 것으로 기재돼 있어도 주도적이지 않고 학업에 자기 의지가 별로 없는 학생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를 가려고 준비했다는 느낌이 나는 학생보다 어떤 호기심을 갖고 뭘 알기 위해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생각을 해 온 학생들을 눈을 부릅뜨고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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