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하벙커, 문화공간으로 새단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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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등 만들어 내년 5월 공개

2005년 5월 발견 당시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의 모습. 동아일보DB
2005년 5월 발견 당시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의 모습. 동아일보DB
2005년 발견된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일대의 지하벙커가 문화공간으로 단장해 내년 5월 시민에게 공개된다. 서울시는 21일 “여의도 지하벙커를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전시관 등 문화시설로 바꿔 내년 5월 개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도시계획시설 결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2005년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공사 도중 발견됐다. 넓이 957m²의 지하 1층 단층 구조물로, 화장실과 샤워장 외에 지휘대가 있는 용도 미상의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된 공식 기록은 없지만 1976년 11월 벙커 지역을 찍은 항공사진에는 없던 벙커 출입구가 이듬해 11월 사진에 나타난 점으로 미뤄 1977년 대통령 경호 등을 위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2005년 벙커를 발견한 직후 버스 환승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수익성 등의 문제로 무산됐다. 이후 발견 10년 만인 2015년 시민에게 일시적으로 공개한 후 사실상 방치해왔다. 서울시가 2013년 미래유산으로 지정했지만 출입구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서 각종 안전사고 등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벙커를 활용한 문화시설 운영을 맡은 서울시립미술관은 권위주의 정권 시절 만들어진 비밀벙커라는 흥미로운 역사성을 담아낼 계획이다. 대통령이 대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방은 소파 등을 복원하고 당시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벙커의 특성을 살리는 기획전 등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여의도#지하벙커#문화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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