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회전교차로’ 전국에 보급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4일 03시 00분


“교통사고 발생건수 44% 줄고, 일반 교차로보다 효율적”
국토부, 일반 국도에 확대 설치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한때 '단일지점 교통사고 발생 건수 전국 1위'였으나 로터리 내부에 신호등이 설치된 이후 사고가 급감하고 교통소통도 원활해졌다. 울산시 제공
울산 남구 공업탑로터리. 한때 '단일지점 교통사고 발생 건수 전국 1위'였으나 로터리 내부에 신호등이 설치된 이후 사고가 급감하고 교통소통도 원활해졌다. 울산시 제공
울산은 로터리가 많은 도시로 꼽힌다. 도심 교통체계 대부분이 로터리로 짜여 있다. 로터리보다 회전 반경이 좁은 회전교차로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울산의 로터리와 회전교차로 방식의 교통체계가 교통 소통과 안전, 환경개선 측면에서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일반 국도 등에 확대 설치하고 있다.

로터리는 왕복 4차로 이상의 간선도로 4∼6개가 교차하는 도로에 대형 교통섬을 설치한 뒤 차량이 진출입하는 교통체계다. 회전교차로는 왕복 2차로 안팎의 이면도로나 교외의 3, 4개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주로 설치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통과하는 방식이다.

울산에는 울산공업단지가 조성된 것을 기념해 1967년 설치된 공업탑 로터리를 비롯해 신복과 태화 등 3개가 있다. 한때는 통과 차량이 뒤엉키고 만성적인 교통정체를 일으켜 애물단지로 전락하기도 했다. 공업탑 로터리는 ‘단일지점 교통사고 발생건수 전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산 서면로터리가 1980년 철거된 사례를 들어 울산에서는 선거 때마다 ‘공업탑 로터리 철거’가 단골 공약으로 제시될 정도로 철거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이들 로터리에 2001년 신호등이 설치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운전자가 자율적으로 로터리를 진입해 순환하는 ‘자유 순환형’에서 ‘신호체계’로 변경된 것. 신호등 설치 이후 로터리 교통사고는 이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통과 속도도 종전 시속 22.3km에서 37.6km로 빨라진 것으로 울산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울산의 로터리 신호등 교통체계는 광주와 충남 천안, 경기 수원 등 다른 자치단체들도 벤치마킹해 교통체계를 변경했다. 이 교통체계는 2012년 대한민국 지식대상을 수상하고 정부의 도로교통안전 개선사업 우수 사례에 두 차례나 뽑혔다.

울산시는 로터리 교통체계를 다른 교차로에도 확대했다. 2010년부터 설치하기 시작한 회전교차로다. 태화강 대공원 삼거리와 남울산 우체국 사거리 등 현재 23곳에 회전교차로가 설치돼 있다. 울산혁신도시 진입로인 서동교차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회전교차로로 바꿨다. 동구 대왕암공원 입구 사거리도 11월까지 회전교차로로 바뀐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회전교차로에서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일반 교차로에 비해 평균 44% 줄어들고 통행시간도 30.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회전교차로는 신호교차로보다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신호 연동 구간에서는 연동 훼손 우려가 있어 상황을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교통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회전교차로는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친환경적이기는 하나 교통법규를 잘 지켜야 한다”며 “회전교차로로 진입할 때는 속도를 줄여야 하고 회전차량에 우선권이 있다는 약속된 규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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