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두 번째 콜레라 환자가 나왔다.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까지 발생한 지 이틀 만이다. 두 환자 모두 경남 거제 지역에서 생선회를 먹긴 했지만 감염 경로가 달라 지역 사회에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질병관리본부는 경남 거제에 사는 A 씨(73·여)가 14일 삼치회를 먹은 뒤 심한 설사 증상을 보여 거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 씨도 앞서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은 B 씨(59)와 마찬가지로 생선회를 먹은 게 콜레라 감염 원인으로 추정된다. A 씨는 13일 교회 지인이 거제 인근 해역에서 낚시로 잡은 삼치를 하루 동안 냉동했다가 14일 점심 때 먹었다. 15일 오전부터 설사 증상이 나타났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17일 인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1주일 간 입원한 뒤 24일 퇴원했다.
콜레라는 1군 감염병으로 모든 의료기관은 콜레라 환자 발생 시 즉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A 씨가 입원했던 병원에서는 입원 다음날인 18일 콜레라 검사를 외부 기관에 의뢰해 24일 A 씨의 콜레라 감염 사실을 확인하고 보건소에 신고했다.
A 씨와 함께 삼치를 먹었던 11명에게선 아직까지 설사 증상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콜레라균에 감염되더라도 10명 중 8명은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이들에 대한 콜레라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거제 지역 내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그리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A 씨와 B 씨가 서로 접촉한 적이 없고 두 환자의 감염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광주에 사는 B 씨는 가족 여행 차 방문한 경남 거제와 통영의 음식점에서 전복회, 농어회 등을 먹었다가 감염됐다. 하지만 A 씨는 음식점이 아닌 인근 해역에서 낚시로 잡은 삼치를 먹은 게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바닷물에 의한 콜레라균 감염 가능성도 매우 낮다. 방역당국은 2주마다 바닷물에 대한 세균 검사를 실시하는데 15년 동안 한번도 콜레라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A 씨의 구체적인 감염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벌이는 한편 콜레라 대책반을 꾸리고 긴급 상황실을 확대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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