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복주가 창사(1957년) 이후 60년 동안 여직원을 차별했다는 사실이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로 확인됐다. 금복주는 여직원에 대해 ‘결혼=퇴사’라는 반시대적이고 반사회적인 행태를 오랫동안 이어왔다.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여성용 소주는 만들어 이익을 챙기면서 정작 회사 안에서는 여성을 짓밟는 치졸한 행태를 보였다.
이렇게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는데도 회사 홈페이지에는 사과와 반성 한마디 없다. ‘고객감동과 참사랑의 실천’이라는 슬로건에 창업이념과 경영이념으로 ‘고객감동’ ‘사회공헌’ ‘환경보호’를 제시하면서 ‘고객감동 경영으로 100년 기업을 향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신뢰 받는 기업을 만든다’는 듣기 좋은 말만 잔뜩 나열하고 있다.
금복주 사태와 관련해 생각해볼 점은 ‘향토기업’에 대한 인식이다. 금복주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여성 차별을 무슨 경영지침처럼 이어오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 둔감했다. 이는 향토기업이라는 지역의 인식을 방패막이처럼 생각하면서 “향토기업이니까 뭐가 잘못돼도 대충 넘어가겠지” 하는 비뚤어진 태도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만취한’ 행동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가능하겠는가.
금복주도 시대착오적이지만 향토기업이라면서 막연하게 감싸온 지역의 분위기도 돌아볼 점이 있다. 향토기업은 특정 지역에서 창업해 성장하는 기업이다. 향토기업은 지역민의 애정이 담긴 용어지만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뜻도 들어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 발전을 위해 사활을 걸다시피 하면서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어떤 기업이라도 대구 경북에서 기업을 하며 뿌리 내리면 그게 시대에 맞는 진정한 향토기업일 것이다.
금복주 문제는 회사 내부를 넘어 대구 경북지역 전체 이미지도 크게 훼손하고 있다. ‘고객감동 경영으로 소비자 여러분께 없어서는 아니 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라는 김동구 금복주 대표의 홈페이지 인사말부터 당장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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