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월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이 사실상 종료됐다. 당분간 선선한 날씨와 함께 평년 수준의 낮 더위가 예보됐다. 전례 없는 폭염은 우리 사회 곳곳에 큰 피해와 각성의 숙제를 남겼다. 앞으로 폭염이 더욱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됨에 따라 국가적인 폭염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8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폭염이 점점 강해져 2029년에는 폭염 연속 일수가 연간 10.7일로 늘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자 수도 99.9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2050년에는 폭염 연속 일수가 무려 20.3일, 사망자 수는 250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반도 기온 변화 예측치, 장래 인구 추계, 고령화율, 온열질환 사망자 수 등을 토대로 미래 폭염 피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폭염 연속 일수가 5일 내외였고, 기록적인 더위를 보인 올 8월 서울의 폭염 연속 일수가 11일인 걸 감안하면 매우 우려되는 수치다. 연구원 김도우 연구사는 “실시간으로 체크한 올해 폭염 사망자가 총 17명이라도 통계청에서 연말에 전수조사하면 사망자 수가 3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2050년까지 최소 5배 이상으로 사망자가 증가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도 2050년까지 한반도 평균 기온이 3.2도 상승하고 폭염 일수도 현재보다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환경부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 부담이 인구 10만 명당 0.7명(2010년)에서 2036년 1.5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최민지 환경부 기후변화협력과장은 “도시별 도시화 수준과 열섬현상, 녹지화 정도, 노인 및 어린이 수 등 지역별 취약성과 대책을 담은 대응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안전처는 폭염 취약 계층을 1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이들을 관리하기 위한 폭염 대책을 마련해 다음 달 발표한다. 이상권 안전처 자연재난대응과장은 “노인 간 폭염을 경고해주는 노노(老老) 케어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9일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방안을 발표한다. 환경부는 지역별 폭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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