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인센티브 1800만원’ 담은 임협안 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9일 03시 00분


찬성률 21.9%… 2000년 이후 최저… 勞勞갈등… 신차공급 차질 우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집행부가 사측과 합의한 임금협상안을 노조가 부결시켰다. 1인당 1800만 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반대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노(勞勞) 갈등’으로 현대차의 신차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7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노조 집행부와 사측이 마련한 2016년 임협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찬성 비율은 21.9%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찬성률이다.

이미 올해 노조가 벌인 부분파업으로 6만 대가 넘는 생산 차질을 빚은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생겼다. 최근 현대차는 G80(옛 제네시스)을 출시해 초반 판매 성과를 주시하고 있다. 노조 파업으로 초반 주문량을 공급하는 데 차질을 빚어 신차 인도 시기가 늦어진다면 당초 G80 구매를 마음먹었던 소비자들이 동급의 다른 수입차로 발길을 돌릴 우려도 있다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관측이다. 다음 달 출시될 신형 i30도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노조 내 갈등도 시한폭탄이다.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 등 지도부가 회사와 맺은 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현 지도부의 협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내부에서 7, 8개의 크고 작은 하위 노동조직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초 사측은 임금피크제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지만 노조 지도부는 이를 사실상 철회시키는 대신 임금 인상 폭이나 성과급 등을 예년보다 낮추는 식으로 타협했다. 하지만 일부 노동조직에서는 “임금피크제 확대는 처음부터 당연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지도부가 사실상 얻은 게 없다”는 주장이 퍼졌다.

한편 잠정합의안은 임금 월평균 5만8000원 인상 외에도 성과급 및 격려금 350%와 현금 330만 원 지급, 재래시장 상품권 20만 원 지급, 주식 10주 지급 등의 인센티브를 담고 있었다. 임금 인상분을 제외한 나머지 인센티브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인당 평균 약 1800만 원에 이른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인센티브는 약 2300만 원이었는데 올해는 500만 원 정도가 줄어 노조의 반발이 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차#노조#인센티브#임협안#부결#노노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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