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경쟁자에게도 박수 보내요”

‘제2회 동아 어린이 표지모델 선발대회’ 현장

‘제2회 동아 어린이 표지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윤혜림 양(경기 매탄초 3)이 무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재밌는 마술을 보여드릴게요.”

한 어린이가 관객 앞에서 연필로 지폐를 뚫었다. 곧이어 지폐를 다시 들어올리자 구멍이 뚫린 흔적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제2회 동아 어린이 표지모델 선발대회’의 본선 무대가 20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 해누리홀에서 열렸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와 어린이배우 전문 연예기획사 ㈜클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한 이 대회는 초등생을 위한 시사논·구술 월간지 ‘시사원정대’의 표지모델로 내년에 활동할 어린이들을 뽑는 행사.

800여 명의 지원자 중 1차 서류심사와 2차 카메라 테스트를 거친 3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본선 무대는 경쟁을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였다.

새로운 도전… 자신감 ‘쑥’

본선에 진출한 어린이들은 4, 5명씩 조를 이뤄 조별로 무대 위에 올랐다. 자기소개를 한 뒤 장기를 뽐냈다. 유창한 영어와 중국어로 자기소개를 하거나 구수한 사투리 연기를 펼치는 등 흥미로운 무대가 이어졌다. 요요시범을 보인 어린이, 멋진 태권도 시범을 보인 어린이, 즉석 바이올린 연주를 펼친 어린이에게도 박수가 쏟아졌다.

무대에서 ‘인라인 하키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보여준 정민혁 군(경기 문화초 5)은 “처음에는 많이 긴장됐지만 막상 무대에 서니 즐거워졌다”면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본선 무대에 선 전채은 양(경기 구룡초 5)은 “일주일 전부터 매일 두 시간씩 노래연습을 하고 영어와 중국어 자기소개도 준비했다”면서 “연습을 많이 한 덕분에 무대에서 떨리지 않았다”고 했다.

본선에 참가한 최율 군(서울광남초 5)의 어머니 박영희 씨는 “‘내가 이것을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묻던 아들이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나 이거 해볼래요’라고 먼저 말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대회를 통해 적극적인 태도와 자신감을 기르게 됐다”고 말했다.

‘제2회 동아 어린이 표지모델 선발대회’ 본선에서 표지모델로 선발된 9명의 어린이들.

다른 경쟁자의 장기도 응원을

학부모, 어린이 관객들은 본선 진출자들의 장기자랑이 끝날 때마다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무대에 오른 어린이들은 자신의 장기자랑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른 경쟁자가 장기자랑을 할 때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고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후보자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 같이 춤을 추거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는 장기자랑을 펼치는 후보자를 위해 큰 소리로 함께 이름을 불러주기도 했다.

이날 본선 무대에 선 김예나 양(경기 어정초 2)은 “자신이 준비한 것에 최선을 다하고 꿈을 향해 노력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며 웃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클엔터테인먼트 권남기 감독은 “무대에 올랐을 때 나를 표현하는 모습, 다른 친구의 발표를 들어주는 모습 등 어린이들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폈다”면서 “다른 친구가 장기를 펼칠 때에도 귀 기울이며 함께 즐기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실패 통해 배웠어요”

이날 시사원정대의 표지모델로 선발된 어린이는 총 10명. △강태연(충북 한담유치원 7세) △권나연(대구대천초 2) △김소담(경기 신원초 1) △김예나(경기 어정초 2) △서수윤(경기 구지초 3) △윤혜림(경기 매탄초 3) △전채은 양(경기 구룡초 5) △정민혁 군(경기 문화초 5) △조서연 양(경기 백송초 3) △최율 군(서울광남초 5)이 그들. 영예의 대상은 윤혜림 양에게 돌아갔다.

“저는 지난해에 열린 ‘제1회 동아 어린이 표지모델 선발대회’에서 탈락의 쓴 맛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더 열심히 준비해 다시 도전했습니다.”(윤 양)

윤 양은 무대에 올라 자신감 넘치면서도 침착한 모습으로 자신의 꿈과 끼를 펼쳤다. 윤 양이 선보인 장기자랑은 춤. 대회를 위해 두 달 동안 연습했다고. 지난해 떨려서 말을 잘하지 못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거울을 보며 큰 소리로 자기소개 연습을 하기도 했다.

윤 양은 “한 번 실패했다고 좌절했다면 오늘 같은 기쁜 날은 없었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글·사진 이원상 기자 leews1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