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국산맥주, 규제 탓에 싱겁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공정위 ‘시장분석 용역 결과’ 공청회 “가격-제조시설-유통망 족쇄 풀어야”


국산 맥주는 왜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혹평을 들을까. 시장이 사실상 독과점 형태로 유지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그렇다는 평가가 많다. 4조6000억 원에 달하는 국내 맥주시장의 발전을 위해 가격 통제와 유통망 제한 등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개선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맥주산업 시장분석 연구용역 결과 공청회를 열어 서울벤처대학원대가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우선 맥주 가격이 형식상 신고제지만 사실상 승인제로 운영돼 국가가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관련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법규상 맥주 사업자는 가격 변경을 관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국세청에 미리 가격 인상 계획을 알려야 하고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인상 여부를 승인해준다.

보고서는 또 대기업, 중소기업, 소규모 사업자를 구분하는 맥주 제조시설 기준이 신규 진입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소규모 사업자들은 제조시설의 용량이 5∼75kL로 제한돼 생산량을 늘릴 수 없다. 게다가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일반 맥주는 편의점 등 소매점이 아닌 종합주류도매상을 통해서만 팔 수 있다.

보고서가 제시한 해결책은 생산량 관련 규제 및 유통시장 진입 제한 폐지다. 이런 규제가 없어지면 사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자유로운 경쟁이 촉진될 것이란 설명이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맥주#국산#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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