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초등 1·2학년 선행학습 사교육 줄이기 나서
내년부터 일괄숙제-알림장 퇴출… 한글-수학교육은 학교서 책임
1, 2학년 연임-전문 담임제 도입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1학기부터 서울시내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한글 및 수학 교육을 학교가 완전히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숙제 및 받아쓰기, 알림장 쓰기 등을 원칙적으로 없애고 1·2학년 전문 담임제를 도입해 저학년 교육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선결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성(안정과 성장)맞춤 교육과정’을 발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 입학에 대한 학부모들의 걱정을 줄이고 선행학습의 고리를 끊기 위해 만든 정책”이라며 “공교육 안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교육을 완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맞춤 교육과정에는 크게 △한글 및 수학교육 학교가 책임 △숙제 및 받아쓰기, 알림장 등 원칙적으로 폐지 △1·2학년 전문 담임제 및 연임제 도입 등이 담겼다.
먼저 한글 및 수학교육에 대해 조 교육감은 “예비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적어도 한글은 떼고 가야 알림장을 써 온다더라’라는 등 입학 전 학습 수준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게 사실”이라며 “선행학습 및 사교육 조장의 모든 시작이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만큼, 한글과 수학 교육만큼은 학교가 온전히 책임지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2개 정책팀을 만들어 놀이와 연계한 한글·수학 지도법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환 초등교육과장은 “이에 맞춰 아동에 대한 통지 방법 또한 변경할 계획”이라며 “1학기에는 성적이나 등수보다는 학교생활 적응 및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청은 ‘숙제 없는 학교’를 추진해 교사들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지 않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숙제를 내주는 것은 교사의 자율권에 해당한다”면서도 “학생에게 부담이 되고 학업 흥미를 잃게 하는 강제적·일률적 숙제는 내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청은 1·2학년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1·2학년 전문 담임제’ 및 ‘연임제’ 등 안성맞춤 학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1학년 수업을 유치원 교육과정까지 고려해 진행할 수 있는 저학년 전문 교사를 양성하고, 이런 담임들이 1학년 때 담임한 학급 그대로 2학년까지 맡거나, 2년으로 연임하되 학급 편성을 다시 하는 식으로 하겠다는 것. 조 교육감은 “주요 과목에서 학생 간 학업 편차를 줄일 수 있도록 담임 외에 ‘협력 교사’도 확대 투입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 정책의 대부분은 각 학교나 교사가 반드시 따라야 할 강제 사항은 아니어서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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