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여행은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충전시킬 수 있는 생태도시 전남 순천으로 떠나보자. 순천에는 드넓은 갈대밭과 갯벌이 펼쳐진 순천만과 45개의 정원으로 꾸며진 순천만 국가정원이 있다. 특히 9월 3∼7일에는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갈 수 있는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9월 2∼4일에는 남도의 맛과 멋이 어우러진 순천 푸드 & 아트 페스티벌도 열려 눈길을 끈다. 조충훈 순천 시장(63)을 만나 9월 순천으로 떠나는 특별한 가을 여행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충훈 시장의 집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탁자에 심어진 작은 나무들이 먼저 눈에 띠었다. 나무들은 생명력이 넘치는 도시 순천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에 대해 묻자 조 시장은 “강아지, 고양이는 물론 꽃, 나무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생명체”라는 말부터 꺼냈다. 이제 사람들은 ‘반려동물’, ‘반려식물’이라는 말로 정을 나누고 소통하는 동반자라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조 시장은 “영화제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드넓은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함께 즐기는 축제”라고 얘기했다.
또한 순천에서 세계에서 유일한 동물영화제가 올해로 벌써 네 번째 열리는 배경에 대해 “순천이 생명과 나눔을 소중히 여기는 생태도시라서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순천이 생태도시라고 평가받는 바탕에는 순천만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생태관광지 순천만 국가정원 순천만은 대대동, 해룡면, 별량면 등에 둘러싸인 연안습지로서 1천만 평이 넘는 생태계의 보고다.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 조류 239종과 붉은발말똥게, 대추귀고둥, 흰발농게 등 갯벌생물 300여 종이 산다. 갯벌 22.6km², 갈대밭 5.4km², 하구습지 5.39km² 등 총 33.39km²에 달한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은 2006년 람사르 협약 등록, 2008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41호가 됐다.
예전에 조 시장은 순천만이 생태체험 명소가 되면서 관람객이 급증하는 것을 걱정했었다. 순천만 관람객은 2002년 10만 명이었지만 2010년 300만 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그는 순천만이 자동차 매연과 소음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는 상황이 되자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그는 순천만을 지키기 위해 하구 습지에서 육지 방향으로 5km 거리에 완충작용을 하는 정원(111만m²)을 조성하는 묘안을 생각해냈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최된 이 정원은 현재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 국가정원이 됐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개장 이후 3년 반만에 관람객 1619만 명이 찾는 최고의 생태관광지로 도약했다. 순천만 국가정원에는 나무 338종 83만4000그루와 꽃 420종 346만 본이 심어져 있다. 정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짙은 숲과 그늘을 선사한다.
다양한 반려동물 행사가 눈길 끄는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제4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는 순천만 국가정원과 순천 시민의 힐링 공간인 조례호수공원에서 9월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조 시장은 “올해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포스터에는 석양이 물든 순천만 갈대밭을 찾는 1000여 마리의 흑두루미, 반려동물인 강아지와 고양이를 함께 그렸다”고 했다.
영화제에서는 동물과 자연을 주제로 한 21개 국가의 영화 45편이 상영된다. 영화제 주제는 ‘About Animal: 당신과 동물, 우리들의 이야기’로 가족과 반려동물, 숲이 주는 포근함을 담고 있다.
조 시장은 영화제 개막식에 앞서 3일 오후 3시부터 순천 동천에서 순천만 국가정원 동문 잔디마당까지 반려동물과 함께 2km를 걷는 ‘반려동물 걷기 대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영화제 개막식은 오후 5시부터 5시간 동안 순천만 국가정원 동문 잔디마당에서 진행된다. 개막작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90분짜리 다큐멘터리. 한국과 일본, 대만 길고양이의 생명에 대해 다룬 것이다. 고양이의 눈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인간 중심적인 사고의 틀을 넘어 공존과 생명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영화제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역 인근 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견을 돌보는 다큐멘터리 ‘개에게 처음 이름을 지어준 날’ 등 다양한 반려동물의 사연이 소개된다.
영화제 부대행사로 9월 3∼4일 이틀 동안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전국 대표 반려견 600마리와 진돗개 200마리가 선보이는 대규모 도그 쇼가 있다. 또 사람과 반려견이 호흡을 맞춰 폭발물·마약 찾기 시범, 범인 검거 등 도그 대회도 열린다. 이밖에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한 세미나,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 등이 진행되고 반려동물 운동회와 놀이터도 운영된다. 조 시장은 “영화제 기간 동안 순천만 국가정원에서는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1박2일 머무는 힐링 캠핑도 열리는 등 반려동물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남도의 맛과 멋 체험할 수 있는 푸드 & 아트 페스티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은 순천 구(舊)도심에서 9월 2∼4일 열리는 도심재생형 축제인 ‘푸드&아트 페스티벌’에서 남도의 맛과 멋을 체험할 수 있다. 조 시장은 “순천은 남도의 맛을 대표하는 맛의 고장”이라며 “푸드&아트 페스티벌은 새로운 문화축제이자 구도심을 활성화시키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아트 페스티벌 무대는 순천의료원로터리에서 남교오거리 670m구간과 문화의 거리 300m구간이다. 개막식은 2일 오후 7시 순천의료원로터리에서 열린다. 개막식에는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극찬을 받은 ‘비밥’으로 푸드와 아트를 표현한 퍼포먼스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음식은 거리별로 저렴한 가격의 테이크 아웃(포장), 청년들이 만드는 먹을거리, 바비큐 등으로 특화돼 있다. 물론 푸짐한 먹을거리를 자랑하는 순천 백반 등을 접할 수 있는 순천 명가 거리도 운영된다.
조 시장은 “순천은 맛 못지않게 천년 전통을 자랑하는 예술도시여서 문화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한다. 페스티벌에서는 각종 예술 작품이 전시 판매되는 아트 마켓을 비롯해 웹툰, 쟁반 예술품, 타일 아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농특산물 판매 거리와 아이들을 위한 키드 거리 등도 꾸며진다. 청소년수련관에 마련되는 키드 거리에서는 어린이 푸드 놀이터와 친환경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에코놀이터가 조성돼 눈길을 끈다.
주거 환경 덕분에 해마다 주민 수 늘어나는 순천을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만들 터
조 시장은 순천만 국가정원을 만들고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순천만, 순천만 국가정원과 더불어 지속적인 지역발전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그렇게 고민하다 찾은 것이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와 푸드&아트 페스티벌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고 관련 시장도 1조8000억 원을 육박하는 새로운 블루 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명력이 넘치는 정원에서 반려동물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면 도시 경쟁력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그는 “4년 전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를 시작할 당시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이제는 전국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며 “생명을 주제로 한 영화제가 지역 경제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푸드&아트 페스티벌 등 각종 행사가 생태도시 순천에 문화와 예술이라는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조 시장은 순천이 공기와 물이 깨끗한 도시, 주거 환경이 좋은 도시라는 장점 덕분에 농어촌 도시로는 드물게 해마다 주민이 1800명씩 늘어나고 있다고 자랑했다. 주민이 늘면서 순천시의 살림살이도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전남 제 1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국가보다 시카고, 파리 등 도시 이름을 먼저 부르고 있을 정도로 21세기는 도시의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순천을 세계인이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생명력이 넘치는 세계적인 생태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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