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 현실 외면하고 사업 추진… 하이원엔터테인먼트 등 경영 부실
주변시설과 연계해 경쟁력 갖춰야
강원 삼척시 도계읍에 폐철로를 활용해 조성한 하이원추추테마파크. 다양한 철도 체험시설과 숙박시설로 구성된 리조트가 2014년 9월 개장했지만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강원랜드가 1831억 원을 들여 설립한 3개 자회사가 단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한 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강원랜드가 최근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에게 제출한 지역연계사업 자료에 따르면 폐광지역에 설립한 3개 자회사가 모두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상태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647억 원을 출자해 2009년 태백에 설립한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첫해 8억64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가 이어져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509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주 사업인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접었고 구조조정과 불용자산 매각 추진 등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대 238명이던 직원은 30명(올해 5월 기준)으로 감축했고 기숙사용 아파트 10채는 매각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신규 사업 후보로 제시된 자동차부품재 제조와 웰니스클리닉에 대해 수익성 분석 등 계획수립 용역을 마친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009년 영월에 설립한 감성휴양 테마단지 ㈜하이원상동테마파크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434억 원을 출자해 2011년 착공했지만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2013년 공사가 중단된 이후 현재까지 지지부진하다. 이 때문에 매년 적자가 불가피해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63억7100만 원에 이른다.
강원랜드는 하이원상동테마파크를 연수원이나 모터스포츠 패밀리리조트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수익성에 발목을 잡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강원랜드는 최근 산림을 활용한 대체 사업을 모색 중으로 레포츠와 힐링을 위주로 한 비영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산림휴양시설 조성 사업 구체화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750억 원을 출자해 2010년 삼척시 도계읍에 설립한 ㈜하이원추추파크도 매년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폐철로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철도체험형 리조트인 하이원추추파크는 2010년 1억9600만 원 적자에서 2013년 7억9700만 원으로 증가한 뒤 리조트가 개장한 2014년 33억1000만 원, 지난해 40억3900만 원으로 적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누적 적자는 97억4800만 원이다.
더욱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비상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올해 대표이사에 전문경영인 선임, 인력 전환 배치, 전 직원 급여 10% 삭감 등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경영 개선 가능성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하이원추추파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경영정상화 컨설팅 용역’을 진행 중으로 다음 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강원랜드 자회사들의 몰락은 지역 현실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고 수익성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추용욱 강원발전연구원 탄광지역발전지원센터장은 “지리적으로 불리한 데다 특별한 콘텐츠마저 없다면 외부와의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지역과 연계한 사회적 기업으로의 전환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염동열 의원은 “3개 자회사가 독자적인 운영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며 “정선5일장과 화암동굴, 삼척해양레일바이크 등 주변 시설과 연계한 관광벨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자회사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며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사업성이 있으면 관련법 테두리 안에서 효율적인 방법으로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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