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인문사회 대학중점연구소 선정 문제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충남대 인문과학연구소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6년 인문사회 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예비 선정 결과에 불복해 재심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다른 일부 대학도 재심사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심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와 연구재단은 이번에 2016년 지원 대상으로 사회과학 3개교, 인문학 2개교, 문화 융복합 2개교 등 모두 7개교의 연구소를 예비 선정했다. 이 사업은 대학 부설 연구소의 연구역량과 연구와 교육의 연계 강화를 위한 것이다. 충남대 인문과학연구소는 알파고 현상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한 ‘인지인문학의 생산적 지식체계 구축과 프로네시스’라는 연구주제로 인문학 분야에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연구소는 연구재단에 제출한 재심사 요청서에서 “인문학 분야에 예비 선정된 2개 대학 연구소의 연구 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주제의 중복 연구와 자기표절 가능성이 높다”고 5일 밝혔다. 중복과 표절은 연구재단이 제시한 연구주제의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연구소는 한국 종교의 공공성 재구축과 관련한 A대학의 연구주제는 이 대학 부설 연구소의 학술지 등에 이미 게재된 논문들을 재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광복 이후 기독교의 역할에 대한 B대학의 연구주제는 역시 부설 연구소가 단행본 등으로 발행한 내용과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판단됐다는 것.

연구소는 연구재단의 2016년 신청 요강에는 ‘인문사회 분야 5개 과제, 예술·체육 분야 2개 과제’가 지원 대상으로 적시돼 있는데 예비 선정된 A, B대학의 인문학 분야 과제 2개 모두 종교 관련 연구임에도 역사철학으로 부적절하게 분류해 절차상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런 편향된 연구주제 선정은 인문학 연구의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이 사업 당초 취지에도 배치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주장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선정 결과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연구재단에 두 대학의 연구계획서 원본 열람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정보 공개를 요구하기로 했다”며 “당초 평가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중복연구 및 자기표절 의혹에 대한 재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문학 외에 사회과학 분야의 선정 결과에 대해서도 일부 대학이 이의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알려 왔다”며 “그만큼 이번 심사결과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