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시 50분경 부산 사상구 삼락동 삼락대로에서 임모 씨(47)가 몰던 1t 트럭이 4차로에 불법 정차 중이던 25t 화물차의 뒤를 들이받았다. 임 씨와 아들(8)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임 씨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8년 전 베트남 여성과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꿈꿨지만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3년 전 아내가 가출했고 지적장애 2급 아들을 혼자 키워야 했다. 아내가 떠난 뒤 아들을 친누나에게 맡기고 일을 다녔다. 올해 3월 아들이 부산 강서구의 한 특수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집으로 데려와 직접 보살폈다. 주 1회 뇌병변 장애 치료센터에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어떡하든 제대로 키우려 했다. 일할 때도 함께 다녔다. 주변 사람들은 경찰에서 “평소 아버지가 아들을 끔찍하게 여겼고 참 열심히 살려고 했다”며 “일이 있을 때 누구한테 맡기는지 통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직접 데리고 다닌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임 씨가 졸음운전을 했거나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벽이었지만 사고 현장 주변에 모텔과 가로등이 있어 도로치고는 밝은 편이었다는 게 이유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급제동하거나 방향을 바꾸려 한 흔적이 없는 만큼 서 있던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의 설명을 들은 임 씨 누나는 오열했다. 한 유족은 “고인은 힘들었지만 아들과 서로 의지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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