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 외교관, 택시기사 폭행 혐의로 입건돼

술에 취한 미국 외교관이 택시기사를 폭행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외교관 A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A 외교관은 9일 오전 1시 4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채 걸어가다 택시기사 조모 씨(37)의 택시를 건드려 시비가 붙자 조 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인근 지구대로 이동해 조사를 받을 때만 해도 외교관을 신분을 숨겼다. 경찰이 거듭 신원확인을 요청하자 미국 대사관에 근무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외교관 신분이 확인되자 A 씨는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외교관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이 적용돼 면책특권에 따라 주재국에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5월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밀친 혐의로 체포됐던 주한 뉴질랜드 외교관은 대사관 측에서 해당 직원의 면책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수사에 협조하기도 했다.

정지영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