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은 내가, 전은 당신이…” 국민의당 추석 현수막 두고 갑론을박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12일 10시 49분


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국민의당이 추석을 맞아 내건 현수막 내용을 두고 누리꾼들이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민의당이 추석을 맞아 여러 지역에 내 건 현수막 사진이 올라왔다. 현수막에는 “여보 운전 내가 할게, 전은 당신이 부쳐”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 글의 화자는 남편인지 아내인지 분명하지 않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놨다.

“남편이 아내에게 명절 가사노동을 강요하는 성차별적인 문구다” “아내가 이번 명절에는 남편과 기존의 역할을 바꿔볼 것을 권유하는 것이다” “‘여보’는 남녀 상관없이 쓸 수 있는 말이므로, 보는 사람 나름이다. 어느 쪽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등이다.

한 누리꾼은 해당 게시물에 댓글을 통해 “명절 다가오는데 아내 앞에서 저 말 했다가는 ‘등짝 스매싱’을 각오해야 한다. 저렇게 현실감각이 없어서는 정치는 어떻게 하나 궁금하다”라고 했다. 게시물 내용이 인터넷에 퍼지자 또 다른 누리꾼은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의 대표 ‘봉건 정당’”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반면 이 글의 화자를 ‘아내’로 보는 이는 “이번 추석은 막히는 차운전은 아내가 해보면서 남편의 힘든 점도 느껴 보고, 기름 냄새 맡으며 쭈그리고 앉아서 해야 하는 전부치기는 남편이 하는 ‘역할 바꿔보기’로 서로 힘든 추석을 웃으며 보내자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어떤 이는 ‘일부러 중의적 해석을 노린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국민의당 현수막을 보고 ‘여보’는 여자도 남자도 쓸 수 있는 말이어서 참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내-아내, 남편-남편, 아내-남편, 남편-아내, 어느 쪽도 될 수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이성·동성 커플 어느 쪽이나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

이 밖에 “국민의당은 이 현수막으로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인지 궁금하다”는 이들이 많았다.

‘어떤 식으로 해석하느냐’ 문제 이전에 중의적으로 읽힐 수 있는 글을 써 현수막을 내건 의도 전달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를 통해 “국민의당이 현수막을 내건 의도는 뭘까? 중의적으로 읽힐 수 있다는 걸 몰랐던 건가. 그냥 각자 좋을 대로 읽으라는 의도인가. 현수막을 내건 주체의 의도를 제대로 전하지도 못하는데…무슨 돈낭비인지”라고 꼬집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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