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찾는 중국인이 급증하면서 범죄발생도 많아지고 있다. 범죄 유형은 살인 등 강력사건에서 뺑소니, 담배 밀수, 불법 벌채 등으로 다양하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음식점에서 업주 등을 집단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해)로 중국인 관광객 8명 가운데 천모 씨(37) 등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3명에 대해 출국정지 조치를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 중국인은 9일 오후 10시25분경 제주시 연동의 한 음식점에서 업주 안모 씨(53·여)를 때려 뇌출혈 등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국인은 외부에서 사서 가져온 술을 음식점에서 마시려다 안 씨와 아들 허모 씨(30)가 “다른 곳에서 사온 술을 마실 수 없다”고 제지했다. 이에 불만을 품고 중국인들은 음식값을 지불하지 않고 식당 밖으로 나간 상태에서 음식값을 계산하라는데 화가 나 안 씨 모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국인은 시비를 말리는 손님 정모 씨(28) 등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
올 5월에는 중국인 S 씨(33)가 평소에 알고 지내던 중국인 여성(23)을 흉기로 살해한 뒤 돈을 뺏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및 사체유기)로 구속됐다. S 씨는 지난해 12월30일 오후 자신의 차량으로 A씨와 드라이브를 즐기던 중 남녀 간 문제와 금전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감정이 격해져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해 직불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S 씨는 범행 이후 사흘간 시신을 차 트렁크에 실어 유기 장소를 물색하다 서귀포시 안덕면 야초지에 버렸다.
지난달에는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뒤 건설현장에서 불법 체류하던 중국인 리 모씨(27)가 승용차를 몰고 가다 제주시 노형5거리에서 신호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은 후 그대로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다른 중국인 엄모 씨(31) 등은 중국인 관광객을 운반책으로 이용해 담배를 밀수입해 제주지역 중국인에게 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제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은 347명으로 이 가운데 25명이 구속됐고, 32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외국인 범죄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218명보다 129명이 늘어 59.2%나 급증했다. 교통법규 위반이 132명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이 67명, 절도 50명, 사기 등 지능범죄가 32명 순이다. 강간과 강제추행 5명, 강도 4명, 마약 3명, 도박 3명, 살인도 1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범죄의 69.2%는 중국인에 의한 것이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