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7시 44분경 경북 경주시 남서쪽 9km 지역에서 리히터 5.1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어 오후 8시 32분경에는 역대 최대인 리히터 5.8 규모의 지진이 추가로 일어났다. 이 지진은 전국에서 느낄 정도로 강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7시 44분경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북위 35.76, 동경 129.19)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지진은 울산과 포항, 부산은 물론 서울 등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됐을 정도였으며, 역대 4번째로 강한 지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8시 32분경에는 거의 같은 지역에서 리히터 5.8 규모의 본진(本震)이 추가로 발생했다. 서울의 거의 모든 건물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이날 지진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이 한때 불통됐으며 112, 119로 지진신고가 빗발쳤다. 부산소방 119안전센터는 지진발생 15분여 만인 오후 8시 현재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1255건이 쏟아졌다. 강진에서 400건 등 전남에서만 1000여 건의 신고가 쏟아졌다. 전북에서도 700여 건의 신고가 쏟아졌다. 오후 8시 10분까지 전국적으로 1만3146의 지진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 남원에서는 아파트에 금이 갔다는 신고에 인명구조대가 출동했다. 부산에서는 80층 아파트 등 고층 아파트가 몰려있는 해운대 마린시티를 비롯해 건물이 흔들렸다는 신고는 부산 전역에서 쏟아졌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서울 등에서는 일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스마트폰 메시지 전송이 수 분간 지연되거나 아예 전송되지 않는 현상도 일어났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통신망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카카오톡이 제대로 구동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원인을 파악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인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 발생지역은 내륙지역으로 인명 피해가 우려됐지만 국민안천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인명피해가 신고된 것은 없다.
한편 경북 경주지역에 밀집한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방폐장)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이날 오후 8시 반 “월성 원전을 포함한 전국 원전과 방폐장이 모두 이상 없이 정상가동하고 있다”며 “만약을 대비해 직원들이 비상 출근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경주에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 2호기 등 총 6기의 원전이 밀집해 있다. 이들 원전은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경북 경주시 건천읍에서는 약 31㎞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가까운 부산 기장군에도 고리 1~4호기와 신고리 1, 2호기가 있다. 월성·신월성 원전은 원자로 바로 밑 10㎞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각각 진도 6.5, 7까지 견디도록 설계됐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성주=장영훈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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