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가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과 관련, 뒷북 긴급재난문자와 홈페이지 마비 등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과 오후 8시 32분에 경북 경주에서 각각 규모 5.1, 5.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규모 5.8은 1978년 국내 지진 관측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이날 안전처는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한 지 8~9분이 지난 오후 8시41분이 돼서야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두차례 본진과 여진으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가 속출했지만 서울과 경기, 인천 등지에는 긴급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
또한 안전처 홈페이지가 접속자 폭주로 마비되면서 3시간 넘게 지진과 관련한 국민행동요령이나 정보 제공이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은 13일 새누리당과의 당정 회의에서 “매일같이 지진 문자 알림 서비스를 어떻게 할 것이냐 연구하지만 국내 기술은 아직 한계”라며 “일본은 지진이 발생하면 바로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우리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도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니 부하가 커서 다운된 것”이라며 “문자도 많았고, 카카오톡이 안 된 것도 재난이 발생되니 그 지역에 있는 사람이 한꺼번에 사용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날 국민의당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사용량 폭주 때문에 (통신망이) 일부 다운돼 안 된 게 있다”면서 “정부 통신망이 아니라 민간 상용 통신망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용량 확대를 논의 중이고, 재난안전통신망을 별도로 확보하는 것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지진을 계기로 재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기준을 낮춰 전국의 모든 국민에게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모든 국민에게 재난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 “진도가 어느 정도 됐을 때 보낼 것인가를 놓고 진도를 분석해야 하는데 기상청과 국민안전처 시스템으로는 곧바로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핸드폰에는 문자메시지와 그림을 다 보낼 수 있는 데, 2G폰을 가진 분에게는 60자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면서 “사실상 저희가 단말기에 행동요령을 다 적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내진 설계 예산과 관련해서는 “내년에는 내진 예산을 56억원으로 상당히 많이 증액했지만, 아직 부족한 면 있어서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증액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