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나들이로 야외활동이 잦은 추석은 쓰쓰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 유행성출혈열 등 이른바 ‘가을철 3대 감염병’에 걸리기 쉬운 시기다. 여전히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가까운 곳이 적지 않아 식중독에 대한 긴장도 늦춰선 안 된다.
추석 식탁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음식이 오르고 고향에서 싸준 음식을 오래 두고 먹기도 하는 만큼 식품 위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음식은 충분히 익히고 조리 후에는 바로 먹는 게 좋다. 남은 음식은 1시간 이내에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육류나 어패류는 상온에서 2시간만 지나면 세균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냉장고를 과신해선 안 된다. 식중독균은 냉동실에서도 죽지 않고 증식을 멈출 뿐이다. 일부 세균은 섭씨 5도인 냉장고에서도 자라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먹는 게 좋다.
건강한 성인은 식중독에 걸려도 수분만 충분히 섭취하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성인이나 소아, 노인은 병원을 가는 게 좋다. 최상호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구토나 설사는 오염된 음식을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한 것이라 지사제를 먹지 말고 자연적으로 멈출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성묘나 들과 산으로 나들이를 갈 때 조심해야 할 쓰쓰가무시증은 진드기 유충, 유행성출혈열은 주로 쥐의 배설물, 렙토스피라증은 들짐승의 배설물을 통해 감염된다. 공통적으로 고열, 두통 등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올해는 폭염으로 쓰쓰가무시증을 일으키는 진드기가 크게 번식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야외 활동 시 곤충 기피제를 뿌리고 긴팔, 긴바지를 입어 신체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장갑, 장화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돗자리 없이 풀밭에 눕거나 앉는 것은 삼가야 한다. 귀가 후에는 목욕을 하고 입은 옷은 바로 세탁하는 게 좋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야외활동을 한 뒤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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