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일주일만에 경북 경주에서 또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해 전국이 지진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지진 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 기구인 지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히라타 나오시(平田直) 도쿄대 교수는 20일자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규모 7.0 이상의 강진 가능성을 언급하며 “한국인들도 살면서 한 번은 강진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히라타 교수는 “과거 데이터를 보면 한반도에서 100년, 200년마다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고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한 적도 있다”면서 “한반도는 최근 20∼30년 동안 비교적 지진이 많지 않았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히라타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설명하며 한국에서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전체 건축물 중 80%가량이 1981년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관측 최대치인 진도(震度) 7(한국 기준으로는 진도 10∼12)의 지진이 와도 금방 무너지지 않게 했다”면서 “경험한 적이 없는 걸 대비하는 건 매우 힘든 만큼 (한국도) 방재 교육을 통해 간접체험을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1995년 한신 대지진 이후 10년 동안 활성 단층을 모두 조사해 활성 단층 2000여 개 중 100여 개가 규모 7.0 이상의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면서 한국도 단층 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선 전국적인 활성 단층 정밀 조사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도 “과거 역사 기록을 보게 되면 규모 7 정도까지 발생한 전력이 있다”면서 한목소리를 냈다.
홍 교수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번 규모 5.8 지진 같은 경우 본진이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많은 응력이 추가되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 추가된 응력에 10bar라고 하는 엄청난 양의 압축력이 가해지게 됐다”면서 “과거 지진 연구에 의하면 이 정도 힘이 쌓이게 되면 지진이 촉발되는 사례들이 많이 발견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주 지진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조금 더 후에 발생할 지진들이 일시적으로 한꺼번에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분명히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효과에 의해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규모 7 정도만 되는 지진이라도 과거 아이티 지진 예에서 보듯이 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할 수 있는 엄청난 지진”이라며 “저희(지진 전문가)들도 그 우려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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